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바야흐로 고려대 전성시대다.
고려대가 대학농구리그 정상에 올랐다. 고려대는 15일 경희대와의 2013 KB국민은행 대학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서 19점을 뒤집는 기적 같은 대역전극을 선보였다. 시리즈스코어 2-1로 대학리그 출범 후 첫 우승을 달성했다. 경희대는 고려대에 막혀 대학리그 통합 3연패 꿈이 좌절됐다. 고려대는 지난해 농구대잔치를 시작으로 올해 MBC배 대학농구, 프로아마최강전, 대학리그까지 싹쓸이 하며 명실상부한 한국 아마농구 최강자가 됐다.
▲ 고려대 전성시대, 한국농구 미래가 밝다
고려대는 2010년 대학리그 출범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라이벌 연세대는 물론이고 경희대에도 밀렸다. 스카우트 전쟁에서 밀려나며 명문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그러나 1~2년 전부터 서서히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전력이 좋아졌다. 지난해 연세대 등 타 학교와의 치열한 경합 끝 초특급센터 이종현을 영입한 게 결정적이었다.
지금 고려대 주축은 3학년 이승현과 김지후, 졸업반 박재현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저학년이다. 이종현은 이제 1학년이고, 국가대표 슈터 문성곤과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의 아들 이동엽도 2학년이다. 여기에 최성모, 강상재 등이 내, 외곽을 책임진다. 농구계에선 고려대가 이종현이 졸업하기 전인 향후 3년간 국내대회 우승을 놓치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고려대가 과거 신기성, 양희승, 김병철, 전희철, 현주엽 시절에 버금가는 골든 제너레이션을 열었다는 평가다.
현 고려대 멤버는 대부분 청소년 대표 출신이다. 기본적으로 기량이 탁월하다. 이들은 특별한 일만 없다면 KBL에 무사히 진출할 전망이다. 올해는 경희대 3인방에 밀렸지만, 대학 최고 파워포워드 이승현은 내년 KBL 신인드래프트 1순위를 예약한 상태다. 이종현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지금 고려대 멤버들은 향후 한국농구 10~15년을 책임질 젊은 피들이다. 최근 몇 년간 두각을 드러낸 KBL 5년차 미만 젊은 선수들에, 경희대 3인방, 그리고 고려대 황금세대들과 대학 유망주들까지. 한국농구가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다.
▲ 한국농구 제2의 황금기 조짐
남자농구는 지난 8월 16년만에 내년 스페인 농구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여자대표팀도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릴 아시아선수권서 내년 터키 여자농구월드컵 출전권 획득 가능성이 크다. 확실히 국제대회 선전은 국내대회 관심도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 8월 프로-아마최강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대학리그 결승전이 열렸던 수원대체육관도 연일 만원관중에 기자석이 가득 찼다. 한국농구를 이끄는 젊은 피들인 경희대와 고려대 선수들을 보기 위해 농구 팬들이 다시 농구장을 찾고 있다.
KBL와 WKBL도 확실히 고무됐다. KBL은 경희대 3인방이 지명되는 오는 30일 신인드래프트를 팬과 선수들의 축제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원래 호텔에서 드래프트 행사가 진행됐으나, 이번엔 최대한 팬을 많이 수용하기 위해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 모두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한다. 또한, 신인드래프트 사상 최초로 공중파에서 생중계 할 예정이다. 10월 12일 개막하는 프로농구는 경희대 3인방과 지난해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 기존 강호들의 행보까지 볼 거리가 많다. 지금 흐름이라면 관중이 모처럼 폭발할 조짐이다.
여자농구 역시 명지대 박상관 감독의 딸인 박지수(청솔중)가 중학생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WKBL은 최경환 총재 부임 2번째 시즌을 맞이해 더 큰 변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5년만에 재도입했던 외국인선수 제도를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늘렸다. 팁오프 시간도 5시에서 전 경기 7시로 조정된다. 팬들에게 다가서겠다는 의도다. 11월 10일 개막하는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공식개막전도 공중파에서 생중계 할 예정이다.
▲ 문제는 이제부터다, 방심하다 훅 간다
한국농구는 지난해 여자농구 올림픽 최종예선 탈락을 시작으로 심판판정논란과 강동희 전 감독의 승부조작 구속, 일부 팀들의 경희대 3인방 획득을 위한 고의패배 파문 등으로 뒤숭숭했다. 그러다 올해 국제대회 선전과 유망주들의 가능성 확인 등으로 고무된 상태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대학리그 챔피언결정전 현장에서 만났던 한 농구인은 “농구인들이 지금부터 잘 해야 한다. 요즘 말로 방심하다 훅 간다”라고 했다.
겉으론 부활 조짐을 보였지만, 한국농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단 최근 꾸준히 지적했던 내년 남녀농구월드컵-아시안게임 스케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감독 선임부터 대표팀 파견 원칙까지 결정해야 한다. 뜨거운 감자인 귀화선수 영입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남녀프로농구는 관중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확실한 마케팅을 선보여야 한다. 농구전용 경기장 마련도 시급하다. 또한,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심판 자질 개선과 지도자 연수, 장신 유망주 발굴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마농구의 경우 각종 비리와 열악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중, 장기적인 계획 확립이 시급하다. 내년이면 출범 5년차를 맞는 대학리그 역시 극심한 전력격차 개선과 관중 모으기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이 농구인은 “앞으로가 걱정이다. 몇몇 스타 플레이어와 유망주들이 다치거나 빠져나가면 한꺼번에 주저앉을 수 있다”라고 했다. 정말 모처럼만에 한국농구가 부활 조짐이다. 농구계는 이 기회를 절대로 놓쳐선 안 된다.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로드맵 마련이 절실하다.
[고려대 선수들(위), 잠실학생체육관(위), 창원체육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