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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스토리가 있는 팀이잖아요. 외인구단 느낌이랄까."
올 시즌 세이브 1위(41세이브, 16일 기준)를 기록 중인 손승락은 영락없는 넥센맨이다. 세이브에도 동료들에게 공을 돌린다. 데뷔 첫 40세이브 달성 후 인터뷰에서도 "내가 40승을 책임졌다면 야수들은 62승(14일까지 넥센의 승수)을 책임진 게 아니겠느냐"던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1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전날(14일) 40세이브를 달성해 기쁨이 컸을 터. 그는 마냥 기쁨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담담하고 또 차분하게, 가벼운 미소를 띤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만족이란 없다
손승락은 "내 기량을 아직 다 못 보여준 것 같다. 수치상으로는 40세이브를 올렸지만 꾸역꾸역 막았던 게 마음속에 있으니 만족감을 못 드러낸다"고 말했다. 이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내년 시즌도 잘 대비해야 할 것 같다. 스스로 만족할 때가 되면 놀라운 볼이 나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40세이브라는 기록은 감동이지만 아직 만족할 수 없다. 그래도 더 진화할 수 있는 모습이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40세이브 달성은 손승락 본인에 큰 의미가 있었다. 기록 달성 직후 그는 기존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세리머니 대신 손가락 4개를 펴 보였다. "40세이브라는 의미였다"며 웃어 보인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감독님께서 내게 100% 만족하지 못하고, (오)승환이를 더 부러워하셨을 수도 있다"며 "포크볼이나 슬라이더를 주문하셨는데 WBC 가서 (윤)석민(KIA 타이거즈)이 방도 찾아가서 물어보기도 했다. 그때 연습했던 것이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40세이브에는 그의 노력도 한 몫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순리대로 지키면서 지금까지 온 게 힘 쓸 수 있는 계기다"며 "(손)승락이도 절대 무리해서 40세이브 올린 게 아니다. 3일 연투도 한 번밖에 없다. 정말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에 손승락은 "마무리는 팀이 가장 믿는 불펜이기 때문에 나갈 때는 나간다고 생각했다. 연패에 빠졌을 때는 7회부터도 나가겠다고 했었다"며 "불펜이 좋지 않을 때 희생하겠다고 항상 생각했다"고 전했다.
넥센에서의 40세이브는 의미가 크다. 그는 지난 2005년 전신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선발로 활약했고, 전역 이후 2010년부터는 붙박이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올해까지 매 시즌 255경기에 등판해 117세이브를 올렸는데 지난해 데뷔 첫 30세이브를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에 4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진화하는 손승락이다. 그는 넥센에서 기록한 40세이브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다.
"넥센은 스토리가 있는 팀이다. 외인구단 느낌이랄까. 여기서 내가 40세이브를 올리고 4강에 진출하게 되면 정말 드라마틱할 것 같다."
좋은 기운은 이날 경기까지 이어졌다. 손승락은 팀이 7-6 한 점 차로 추격당한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41세이브째를 따냈다. 그는 두 팔을 번쩍 들며 기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41세이브가 아닌, 팀 승리에 대한 기쁨의 표현이었다.
[데뷔 첫 40세이브를 달성한 넥센 히어로즈 손승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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