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선수권 나선 여자배구대표팀, 태국에서 보내는 한가위는?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를 타국에서 보내야 하는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이다.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부터 22일까지 태국 나콘파쏨과 라차부리에서 열리는 제17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8일 동안 무려 7경기를 치러야 하는 빡빡한 경기 일정 속에 추석은 그저 남의 이야기다. 그래도 명절을 맞아 틈틈이 가족이나 애인과 통화를 하며 힘을 얻는다.

추석을 하루 앞둔 18일 저녁에는 깜짝선물이 도착했다. 김연경(페네르바체)의 팬클럽 회원 3명이 직접 서울에서 공수해온 송편을 선수단에 전달한 것. 팬들은 훈련에 집중하는 선수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며 선수단 미팅 시간을 이용해 조용히 떡을 맡기고 돌아갔다. 12명의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먹기에 충분한 양의 송편 덕분에 선수단은 모처럼 함박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떡 하나마다 'Our Legendary Volleyball Queen Forever'라는 문구와 함께 김연경의 경기 사진이 담긴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기대하지 못했던 송편을 먹게 된 김연경과 선수들은 태국 현지까지 직접 떡을 전달해준 팬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부러움도 표했다. 김연경은 "미팅 시간에 살짝 놓고 가시는 바람에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며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하나같이 "예상하지 못했던 송편 덕분에 힘이 난다"고 활짝 웃었다. 추석 명절에 타지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송편을 먹게 된 표승주(도로공사)와 박정아(IBK기업은행)는 "내 팬들도 한국 어딘가에 있을 거야"라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김연경의 팬들은 추석 연휴를 통해 태국을 찾은 팬들은 남은 3경기를 이곳에서 볼 예정이다.

차해원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가족과 지인에게 가볍게 문자를 남겼다. "아무래도 밖에 나와 있는 것을 다 아니까 추석 잘 보내고 좋은 경기를 해달라는 격려 문자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추석 명절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김연경의 팬들이 선물한 떡. 사진 = 대한배구협회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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