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더 빈틈없는 타자가 되겠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은 근성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올 시즌 현재(23일 기준) 타율 3할 4푼 1리 8홈런 63타점으로 타격 선두를 질주 중이다. 이진영, 박용택(이상 LG) 등 베테랑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앞서 나가고 있다. 최다안타(155개)도 리그 선두로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도루(35개)도 2위. 득점권 타율도 3할 3푼 1리다. 전력질주와 허슬플레이는 자연스레 몸에 뱄다. 롯데 입장에서 손아섭은 '백점짜리 선수'다.
그럼에도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적은 홈런 갯수다. 손아섭은 2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올 시즌 마치고 캠프 때 연습해서 15~20홈런은 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홈런을 너무 안 치면 위압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다. 올 시즌 손아섭의 장타율은 4할 5푼 2리로 팀내 1위, 리그 11위. 낮은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홈런이 적은 게 못내 아쉽다. 그가 "지금보다 더 빈틈없는 타자가 되겠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손아섭은 올 시즌 시작 전 장타 늘리기를 목표로 삼았다. 2011년 15개였던 홈런이 지난해 5개로 급감했으니 그럴 만했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배트를 길게 잡고 타석에 들어섰다. 장타를 위해서다. 하지만 정규시즌에 들어서자마자 기존 스타일로 돌아왔다. 장점인 빠른 스윙 스피드를 살리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길게 잡으니 잘 안되더라. 내 장점을 잠시 놓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날도 손아섭은 "내가 다른 선수들보다 잘하는 게 있으니 장점을 살려야 한다. 내 특기를 살려 안타를 많이 만들어내려고 했다. 내가 (박)병호 형처럼 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홈런 한 방이 팀 승리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법. 특히 팀에 대한 미안함도 크단다. 손아섭은 "홈런이 없으니 안타로는 팀에 승리를 안겨주는 데 한계가 있다"며 "도움은 줄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도움도 좋지만 나로 인해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0년 11홈런, 2011년 15홈런을 터트린 뒤 지난해 5홈런으로 장타력이 급감했고, 올해도 8홈런으로 아직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그는 "항상 팀에 미안했다. 3번이면 최고의 타자인데 팀에 기여하는 홈런을 못 친 것 같다. 팀 순위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자책했다.
롯데는 올 시즌 현재 57승 4무 56패(승률 .504)로 리그 6위에 처져 있다. 4강행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손아섭은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뛰겠단다.
그의 마음을 울린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지난 15일 부산 두산전의 일이다. 이날 손아섭은 6-6으로 맞선 연장 1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감행했다. 아웃 판정으로 경기가 끝났지만 그의 투지에 많은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손아섭은 "그날 한 팬이 그 장면을 보고 울었다더라"며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까지 손아섭을 보러 오는 팬이 단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당연한 프로의 자세다"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손아섭의 전력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