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프로야구 10번째 구단 KT의 공개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사연 많은 두 선수의 이야기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KT 위즈는 지난 25일부터 3일 간에 걸친 공개 트라이아웃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선수는 오는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KT의 남해 캠프에 합류할 수 있다. 남해에서도 테스트를 거쳐 최종 합격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KT 유니폼을 입고 2014 시즌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탄탄대로를 걷기보다는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하거나 기존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이 모인 트라이아웃인 만큼 사연이 없는 선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선수들은 눈에 띈다.
가장 독특한 경력을 지닌 동시에 기량에서도 KT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는 외야수 백경도다. 휘문고 출신의 우투좌타 외야수인 백경도는 원래 투수 출신이다. 휘문고 시절에는 동기생 조승수(두산), 허준혁(SK) 등과 함께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조승수, 허준혁과 달리 백경도는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고, 당시 휘문고 사령탑을 맡고 있던 전형도 감독의 추천을 통해 야구를 할 수 있는 일본 대학(야마구치 복지문화대)으로 진학했다. 백경도는 "국내 대학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일본야구를 경험하고 싶었다"며 일본으로 가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일본으로 간 백경도는 타격에 전념하며 타자로 변신했다. 일본에서 좌익수 포지션을 주로 소화했던 백경도는 타격 능력으로 KT의 트라이아웃 캠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KT 스카우트팀의 조찬관 팀장은 인상적인 선수를 묻는 질문에 백경도의 이름을 가장 먼저 꺼내며 "타격 능력이 괜찮다. 키도 크고 스윙이 롯데 박종윤과 닮았다"고 말했다.
KT가 배포한 선수 자료에는 군필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백경도는 군필자가 아니다. 현재 수도권 모 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하고 있는 백경도는 10월 30일자로 전역한다. 이번 트라이아웃은 부대의 허가로 휴가를 얻어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의 선수생활도 마감했다. "한국에서 뛰기 위해 일본에서 선수로 등록되어 있던 것도 말소하고 왔다"는 백경도는 일본에서 2학년까지 마친 뒤에 입대해 아직 우리나이로도 스물넷밖에 되지 않았다. 젊은 나이에 병역을 해결했다는 장점, 날카로운 타격 능력까지 갖춘 백경도는 조 팀장의 특별한 언급도 있었던 만큼 KT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김주호는 이번 캠프 최고령으로 주목받고 있다. KIA에 몸담고 있다 전병두를 데려오는 트레이드 때 다니엘 리오스와 함께 두산으로 건너간 김주호는 방출의 아픔을 겪은 뒤 공익근무요원 생활까지 마치고 다시 야구를 하기 위해 방망이를 잡았다.
선수로 유니폼을 입지 않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사회인야구를 하기도 했다는 김주호는 절실함이 무기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안타를 치는 것보다도 절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로 김주호는 각오를 다졌다.
김주호가 생각하는 자신의 무기는 정확한 배팅과 수비다. "파워히터는 아니지만 배팅, 볼 고르는 것, 수비가 좋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수비가 안 좋다는 평가도 들었는데, 지금은 늘었다"는 것이 김주호의 설명.
김주호의 절실함은 결과로 나타났다. 김주호는 26일 트라이아웃 홍백평가전에서 투런홈런을 때리며 이를 지켜보던 조범현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남해 캠프에 합류하게 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냐는 질문에 김주호는 "수비든 공격이든 절실하게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로 넘치는 의욕을 표현했다.
[백경도(위)-김주호. 사진 = KT 위즈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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