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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진천 김진성 기자] “내가 정 코치님에게 부탁한 거에요.”
27일 충북 진천선수촌. 점심식사 이후 본격적인 전술훈련에 돌입했다. 최종엔트리가 발표된 날이 25일이었다. 짐을 빼고 짐을 넣는 데 26일이 다 지나갔다고 한다. 사실상 제대로 된 전술훈련은 8월 29일 입촌 이후 이날이 처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표팀은 더 이상 재활선수 없이 곽주영(신한은행)을 제외한 11인이 모두 집중력 있게 훈련을 소화했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 강도 높으면서도 효율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위성우 감독은 고심 끝에 이날 훈련을 정상일 코치에게 사실상 맡겼다. 대표팀은 이날 박스아웃 연습과 속공전개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했다. 여자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하은주, 정선화, 박지수 등의 대표팀 이탈로 높이가 낮아진 상황. 기존 선수들이 십시일반의 자세로 리바운드를 1개라도 더 걷어내야 한다. 박스아웃은 필수다. 공격과 수비 상황에서 세밀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위 감독은 “나보다 상일이 형이 경험이 더 많다. 워낙 잘 하시는 분이니까 이번엔 믿고 맡겼다”라고 했다. 정 코치는 삼성생명에서 코치 생활을 오래했다. 위 감독의 4년 선배이자 신한은행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위 감독보다 코치 경력이 더 많다. 일찌감치 여자농구계에선 알아주는 베테랑 코치다.
정 코치는 오후 훈련을 진두지휘했다. 제대로 박스아웃이 이뤄지지 않을 땐 위치선정과 움직임에 대해 세밀하게 지적했다. 위 감독 역시 뒤에서 맥을 짚는 역할을 했다. 정 코치는 속공 훈련에서도 공격수를 방해하는 역할로 나서기도 했다. 정선민 코치도 말은 없었지만, 선수들을 뒤에서 세심하게 챙겼다.
위 감독은 감독 데뷔 첫해에 우리은행을 꼴찌에서 통합우승팀으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국가대표 감독 역시 처음이다. 위 감독은 “주위에선 내가 코치를 부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 내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 코치님을 선택한 것이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정선민 코치를 두고서도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많다. 잘 챙겨줄 것 같아서 선택했다”라고 했다. 실제 대표팀 선수들도 정선민 코치를 두고서 “대표팀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라고 했다.
이번 여자농구대표팀의 대회 준비는 다소 삐걱거리지만, 코칭스태프의 궁합은 최근 대표팀 중에서 최고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 코치는 “고생 많으십니다”라는 기자의 인사에 “정말 고생 많이 했어”라며 씩 웃은 뒤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걱정이다. 1달이란 시간은 조직력을 맞추는 데 부족한 시간이다. 3~4개월은 해야 하는데”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어쩌랴. 지나간 시간은 탓할 수도 없고 아시아선수권까지 남은 1달을 잘 보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상일 코치와 정선민 코치는 위성우호에 참 든든한 존재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면서 서로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황금 코칭스태프 조합은 대표팀을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이끌기만 하면 된다.
[정상일 코치. 사진 = 진천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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