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변수 개입 가능성은 있을까.
정규시즌 종료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타격왕과 다승왕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타격 부문에선 손아섭(롯데)이 0.342로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이진영(LG)이 0.332로 2위, 박용택(LG)이 0.322로 3위다. 여기에 이병규(LG)가 0.343으로 장외 타격 선두를 지키고 있다.
다승 부문도 치열하다. 배영수(삼성)가 14승으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쉐인 유먼(롯데)과 크리스 세든(SK)이 13승으로 공동 2위, 윤성환(삼성), 장원삼(삼성), 더스틴 니퍼트(두산), 밴헤켄(넥센), 크리스 옥스프링(롯데)이 12승으로 공동 4위그룹을 형성했다. 타격왕과 다승왕 모두 6일 후 최후의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 타격왕 변수는 규정타석 채우지 못한 이병규
시즌 막판이 되니 개인 타이틀에 변수가 개입될 가능성에 관심이 간다. 순위 싸움에 한창인 팀들의 경우 개인 타이틀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이 물 건너간 팀이라면 충분히 개인 타이틀 획득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배려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28일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롯데가 손아섭의 타격왕을 위해 타순을 앞으로 당겨줄 수도 있다.
타격왕 최대 변수는 이병규다. 122경기를 치른 LG의 규정타석은 378타석. 그러나 이병규는 375타석을 채웠다. 올 시즌 128경기 규정타석은 396타석. 이병규는 잔여 6경기서 21타석을 채워야 타격 부문 제도권에 진입한다. 수치상으로 매 경기 3.5타석을 채워야 하는데, 1~2경기를 남기고 제도권에 들어설 전망이다.
이럴 경우 타격왕은 정규시즌 마지막 날에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타격 2위 이진영도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충분히 타격왕에 도전 가능하다. 롯데는 4일 부산 SK전, LG는 5일 잠실 두산전서 정규시즌을 마친다. 다만 LG의 경우 순위다툼이 워낙 치열한 터라 타격왕을 위해 인위적으로 타순을 조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 다승왕 배영수 유력, 변칙 구원등판 가능성은
다승왕은 현 시점에선 배영수가 유력하다. 배영수가 2~3위 그룹에 1~2승 앞서있지만, 시즌 종료(5일)를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1승은 대단히 큰 차이다. 다들 선발투수라 어차피 5인 로테이션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승 경쟁을 하는 투수들은 앞으로 1차례 등판에 그칠 전망이다. 때문에 12승을 기록 중인 4위 그룹의 다승왕은 물 건너갔다고 보면 된다.
배영수와 유먼은 27일 대구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세든은 26일 인천 삼성전에 등판했다. 우천, 각 팀의 일정으로 하루 이틀 등판이 미뤄진다고 해도 2차례 이상 등판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때문에 배영수가 올 시즌 마지막 등판서 승리를 거둔다면 단독 다승왕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배영수가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세든과 유먼이 마지막 등판서 승리한다면 공동 다승왕을 차지할 수 있다.
세든 혹은 유먼이 단독 다승왕에 오르려면 결국 변칙적으로 구원 등판을 해서 2승 이상을 쌓아야 한다. 그러나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데다 잔여 일정을 소화하는 상황에서 불규칙적인 휴식이 있어 변칙 구원등판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SK와 롯데는 포스트시즌이 좌절됐기 때문에 다승왕 밀어주기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공동 다승왕이 가능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구원 등판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 예전엔 이런 일도…
예전엔 의도적인 타격왕, 다승왕 밀어주기 사례가 있었다. 1984년엔 삼성 김영덕 감독이 타격 3관왕에 도전한 이만수를 위해 경쟁자 롯데 홍문종에게 9연타석 볼넷을 내줬다. 1989년엔 고원부(빙그레)가 0.327로 강기웅(삼성)의 0.322를 제쳤다. 당시 빙그레 김영덕 감독이 고원부의 타격왕을 위해 덕아웃에서 수시로 계산기를 두드리는 장면이 TV에 잡히면서 ‘계산기 타격왕’이란 말도 나왔다. 감독들이 다승왕 경쟁 중인 투수를 시즌 막판 연이어 구원등판 시킨 건 예삿일이었다.
2009년 박용택(LG)과 홍성흔(당시 롯데)의 타격왕 경쟁 이후 감독들의 의도적인 타이틀 밀어주기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시즌 막판 맞대결서 LG 김재박 감독이 박용택을 결장시키고 투수들이 홍성흔에게 연이어 볼넷을 내주자 팬들에게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최근엔 감독들이 노골적인 타이틀 밀어주기에 확실히 부담을 갖는다.
[손아섭(위), 이병규(가운데), 배영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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