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중요한 경기 잘 해보겠습니다.”
LG 김기태 감독의 말대로 됐다. LG가 29일 잠실 삼성전을 잡아내면서 선두 삼성을 3연패로 내몰았다. LG는 삼성에 단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LG는 여전히 정규시즌 자력우승이 불가능하다. 잔여 5경기서 모두 이기고 삼성이 1패 이상 추가하길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삼성에 불과 0.5경기 차라는 심리적 압박감을 줬다. 김 감독 역시 28일 넥센전, 이날 삼성전, 1일 LG전을 굉장히 중요한 승부처로 봤다.
김 감독은 그동안 승부수를 띄우는 데 극도로 신중했다. 8월 이후 삼성과 박빙 선두다툼을 했을 때부터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선두 경쟁이란 말조차도 쉽게 꺼내지 않았다. 그만큼 조심스러웠다. 승부수를 띄우다 무너질 경우 입을 데미지를 감당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팀당 5경기 내외로 남긴 상황. 이젠 날카로운 이를 드러낼 때도 됐다. 마침 LG는 3위 넥센에 28일 패배했고, 넥센에 도망가기 위해서라도 이날 삼성전 승리가 꼭 필요했다.
LG는 지난 22일 창원 NC전 승리로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이후 경기일정이 드문드문 잡혔다. 25일 대전 한화전만 치른 뒤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6연전에 돌입했다. 최근 일주일동안 단 3경기만 치른 것이다. 자연히 선발투수들이 불가피하게 오래 쉬게 됐다. LG는 이번 6연전에 맞춰 선발진 배치를 다시 할 수 있었다. 28일 레다메스 리즈를 시작으로 이날 류제국을 선발투수로 투입했다.
이렇게 되면서 선발투수를 구원으로 투입할 여력이 생겼다. 후보는 우규민과 신정락 등으로 좁혀졌다. 김 감독은 이날 18일 인천 SK전 이후 11일만에 등판한 류제국이 제구가 흔들리자 6회 미련없이 교체했다. 그리고 6회 우규민을 등판시켰다. 승부수이자 총력전 돌입.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우규민은 25일 대전 한화전서 선발등판했으나 5⅓이닝 8피안타 4실점(3자책)하고 물러났다. 적게 던진 건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길게 던진 것도 아니었다. 실전 등판 1~2일 이후 어차피 불펜 피칭을 해야 하기에 이날 구원등판이 불가능하지 않았다.
우규민은 최근 2경기서 투구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때문에 이날 구원 등판으로 기분 전환 효과를 노릴 수 있었다. 더구나 우규민은 구원 경험도 많다. 올 시즌엔 이날 전까지 3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6.75. 6회는 흔들렸다. 선두 김상수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뒤 2사 3루 상황에서 박석민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7회엔 선두 채태인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줬으나 1사 3루 상황에서 진갑용을 헛스윙 삼진, 이지영을 3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우규민은 8회 시작과 함께 이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동현은 8회를 잘 막았고 17일 인천 SK전 이후 12일만에 등판한 봉중근은 세이브를 따냈다. 류제국~우규민~이동현~봉중근으로 이어지는 계투작전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LG는 우규민이 2이닝을 막아주면서 향후 5연전을 앞두고 중간계투를 아끼는 효과도 봤고, 선두 삼성을 압박하는 수확도 거뒀다. 일석이조 효과였다. 결과적으로 LG에 경기 중반 우규민 카드는 대성공이었다.
[우규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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