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50% 정도는 해답을 찾은 것 같다."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과제 중 하나는 확실한 포수 찾기였다. 팀 내 가장 많은 86경기에 나선 정범모와 이준수, 박노민, 최승환, 그리고 2년차 엄태용과 '루키' 한승택까지 총 6명의 포수가 번갈아가며 마스크를 썼다. 포수 자원이 많다고 볼 수 있지만 바꿔 말하면 그만큼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포일(12개)는 리그 9개 구단 중 가장 많고, 팀 도루저지율도 2할 1푼 3리(42/197)로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1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포수에 대한 해답은 50% 정도 찾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말 한화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안방이 튼튼해야 팀이 산다"며 확실한 포수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포수 자원들은 더욱 주의 깊게 관찰했다. 자신이 직접 '찍은' 선수들에게는 무한 신뢰를 보냈다.
전반기는 순탄치 않았다. 냉정히 말해 안방에 안정감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부터 시즌 초반까지 중용된 고절 신인 한승택은 1군 24경기에서 33타수 1안타(타율 0.030)만 기록한 뒤 대부분 시간을 퓨처스리그서 보냈다. 부상 회복 이후 다시 1군 무대를 밟았지만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퓨처스 경기에만 나섰다. 탁월한 도루저지 능력(도루저지율 0.429)을 뽐낸 박노민도 전반기에는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블로킹에 약점을 드러낸 탓에 6월 16일 이후 1군 기록이 없다.
후반기는 그나마 희망적이었다. 김 감독이 "50%는 해답을 찾았다"고 한 이유다. 2일 현재 한화의 1군 엔트리에 등록된 포수는 정범모, 이준수, 엄태용까지 3명. 정범모는 후반기 들어 타율 2할 8푼 4리(81타수 23안타)를 기록하며 장점을 어필했다. 이준수와 엄태용은 블로킹에서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준수와 엄태용은 올 시즌 각각 47경기, 36경기에서 포일을 단 하나씩만 범했다. 포수의 블로킹 능력은 투수가 마음 놓고 변화구를 던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혜성처럼 나타난 엄태용이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기 시작했는데, 김 감독은 "뒤로 빠지는 공이 줄었다"고 흐뭇해했다.
그렇다고 지금에 만족할 수 없다. 당장 내년 시즌이 중요하다. 지난달 14일 10년간 한화 안방을 지킨 신경현이 은퇴했다. 이제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누군가가 나타나야만 한다. 올해 1군에 모습을 드러낸 포수 6명 모두 특화된 장점을 갖고 있다. 이를 한데 모으면 훌륭한 포수 자원이 탄생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는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경쟁을 통해 누군가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일단 올 시즌이 끝나면 지난달 25일 전역한 이희근이 복귀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 수비형 포수로 각광받은 이희근은 올해 퓨처스리그 상무 소속으로 63경기에 나서 타율 2할 9푼 3리 1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1군 283경기에서 타율 2할 4리(416타수 85안타)를 기록한 것이 전부인 그는 상무 입대 후 타격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전 포수를 키워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몇 번을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전 포수의 노쇠화가 진행 중인 팀 모두가 안고 있는 고민이다. 김 감독은 일단 50%의 해답을 찾았다. 올해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통해 나머지 50%를 채울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가능성을 보여준 자원은 풍부하다.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첫 번째 사진), 올 시즌 한화 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86경기에 출전한 정범모.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