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이보다 더 강한 잇몸이었다.
정규시즌 3연패를 달성한 삼성. 지난 2년에 비해 훨씬 험난한 정규시즌을 보냈다. LG, 넥센 등의 전력이 급상승한 것도 있지만, 삼성 내부적으로 전력이 다소 약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원인으로 단연 부상자들의 속출이 꼽힌다. 삼성은 올 시즌 지난 2년과는 달리 시즌 내내 부상자가 나왔다. 특히 시즌 막판 선두다툼이 치열한 상황에서 주전들이 이탈하면서 류중일 감독에게 근심을 안겼다.
일단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된 권오준의 공백을 메우는 게 과제였다.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시범경기서 돌아온 안지만도 시즌 초반엔 구위 저하로 1군에서 말소된 적이 있었다. 지난해 혜성같이 등장한 심창민 역시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지기도 했다. 타선에선 전반기 막판 김상수와 조동찬이 1군에서 제외됐고, 후반기엔 채태인과 배영섭, 이승엽, 김상수, 진갑용 등이 연이어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다. 객관적 전력 자체가 뚝 떨어졌다.
하지만, 주전이 부상에서 이탈한 뒤 백업요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전반기 막판엔 강명구, 김태완, 정병곤, 정현 등이 각자 제 몫을 해줬다. 채태인과 배영섭, 이승엽 등의 공백엔 정형식과 우동균, 이상훈, 강봉규 등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탰다. 진갑용의 결장은 이정식이 메웠다. 마운드에서도 권오준의 공백은 결국 신용운이 메웠다.
삼성은 9개구단 중 백업 육성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팀이다. 삼성은 과거 선동열 전임 감독 시절부터 백업 및 유망주 육성에 눈을 뜬 팀이었다. 국내 최고의 2군 훈련장인 경산볼파크와 함께 10개구단 중 가장 많은 코치를 고용하고 있다. 2군뿐 아니라 잔류군과 3군도 따로 운용하고 있다. 유망주들이 가장 잘 성장하는 팀이 삼성이다. 삼성이 투수는 약간 더디지만, 야수 리빌딩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다. 그 결과 두산과 함께 국내 최고의 두꺼운 야수진을 보유 중이다.
다시 말해서 9개구단 중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가 가장 적은 팀이 삼성이다. 백업들이 1군에서도 곧바로 활약할 수 있는 건 평상시에 퓨처스리그와 잔류군 등에서 만약을 대비해 선수를 잘 관리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막판 부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음에도 휘청거리지 않고 버텨낸 힘이었다. 부상자들이 빠르게 컴백할 수 있게 일본의 최첨단 병원에 보내서 관리를 받게 하는 것 역시 삼성의 숨은 힘이다. 채태인의 조기복귀는 이유가 있었다.
현재 삼성은 주요선수들의 부상 혹은 부진으로 인해 팀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그리고 신예들과 유망주들이 그만큼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곧 왼쪽 손목 수술을 받는 김상수의 한국시리즈 참가가 불발됐지만, 이보다 더 강한 잇몸들이 출격 대기 중이다. 사상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삼성으로선 잇몸들도 엄연히 최강 전력의 일부다.
[슈퍼백업 정형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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