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승리한 경기보다 패배한 경기가 20차례 더 많았다. 승률은 4할대 초반에 그쳤다. 그러나 단언컨대 NC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7위다.
52승 72패 4무, 승률 .419로 2013시즌을 마감한 NC. '아홉 번째 심장'의 박동은 힘차고 경쾌했다. NC 다이노스의 데뷔 첫 시즌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비췄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지난 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우승을 차지한 NC는 마침내 올해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다.
시작은 녹록치 않았다. 그들에게 찾아온 것은 개막 7연패 수렁. 아직 성숙하지 못한 NC에겐 고통의 시간이 필요했다. 경험과 기술 모두 턱없이 부족했다. 적어도 4월까지는.
그러나 NC는 5월 이후부터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시즌 초반 넥센과의 트레이드로 내·외야의 수비를 안정시켰다. 엉망진창이던 수비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대형타자로서 자질을 갖춘 나성범이 가세해 타선에 무게를 실었다. 어느덧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를 만큼 전력을 갖춰나간 NC였다.
NC가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이자 주위의 반응도 달라졌다. 지난 여름, 이용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NC는 4개월이 아니라 4년이 된 팀 같다"고 호평했다.
9구단 시대 최초의 9위 후보였던 NC는 최하위 한화와의 격차를 벌렸고 추락하는 KIA와의 격차도 줄여 7위도 노릴 수 있는 입장이 됐다. 그리고 KIA를 넘어 단독 7위로 시즌을 마쳤다.
기대 이상의 결과 만큼도 결실도 빛났다. 외국인 에이스 찰리 쉬렉은 평균자책점 부문 1위(2.48)에 올랐다. 신생팀 투수가 평균자책점 1위가 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즌 초반 수비진의 잦은 에러로 고전한데다 아직 NC의 전력이 '완전체'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 뿐인가. 찰리에 이어 평균자책점 부문 2위(2.88)에 오른 이재학은 신인왕을 예약했다. 에릭 해커(3.63) 역시 이 부문 9위에 올랐다.
만년 유망주에서 NC 입단 후 기량이 만개한 김종호는 50도루를 꽉 채우고 도루왕을 차지했다. 전 경기를 소화하면서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성장을 통해 보여준 가능성을 확인한 선수들이 한 두명이 아니었다. 먼저 타선에서는 겨우 2할 타율을 넘겼지만 홈런 15방을 터뜨린 권희동, 5월에 데뷔했음에도 64타점을 올린 나성범, 12홈런 16도루로 미래의 20-20 클럽 가입을 예약한 모창민, 백업 요원으로 주로 뛰면서도 도루만 25개를 기록한 이상호 등이 눈에 띄었다.
투수진에서는 셋업맨으로 자리한 임창민, 마무리로 경험을 쌓은 이민호, 좌완 계투로 가능성을 비춘 손정욱 등 눈에 띈 선수들이 보였고 선발투수로 복귀해 셋업맨을 거쳐 마무리까지 맡은 손민한의 부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NC의 선전에는 경험 많은 리더들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자 한국시리즈 2회 진출의 베테랑 김경문 감독과 산전수전을 겪으며 4번타자로서 맹타를 휘두른 이호준이 그들이다.
NC의 선전에 마산 팬들도 화답했다. 올 시즌 NC 홈 경기를 찾은 관중은 총 52만 8699명. 경기당 평균 8260명이 마산구장을 찾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가 목표로 한 총 관중수(53만 7600명)에 가까운 수치였다.
오히려 NC는 경기 외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통합창원시는 진해육군대학부지를 새 야구장 부지로 밀어 붙이고 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NC 구단은 물론 야구 팬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NC 선수단이 비춘 밝은 미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러다가는 창원시를 연고로 명문구단으로 뿌리내리려는 NC의 목표 '완수'는 어렵다.
[이재학(오른쪽)이 조영훈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