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상수가 한국시리즈서 빠진다면.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 3일 롯데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상수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했다. 사실상 단념한 모양새다. 주전 유격수 김상수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를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6일부터 한국시리즈 준비에 들어간 삼성. 24일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해결해야 할 가장 확실한 과제가 김상수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김상수는 전반기 막판부터 왼쪽 손목이 좋지 않았다. 전반기 막판 1군 엔트리서 빠졌다. 후반기에 복귀했으나 여전히 좋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서 스윙 도중 이상을 느껴 교체됐고, 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시즌 아웃됐다. 왼 손목 유구골 골절. 류 감독은 “부상 부위 자체가 수술을 하지 않으면 낫지 않는 부위다”라고 했다. 김상수는 4일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만 2~3개월이 필요하다. 한국시리즈 출전은 99.9% 불가능하다.
▲ 김상수의 경쟁력
김상수는 올 시즌 타율 0.298 7홈런 44타점 57득점 14도루 16실책을 기록했다. 데뷔 첫 3할에 아깝게 실패했으나 2009년 데뷔 후 타율과 홈런 커리어하이 성적을 올렸다. 부상 여파로 예년에 비해 도루개수가 뚝 떨어졌으나 팀 공헌도는 높았다. 올 시즌 9개구단 주전 유격수 중에선 타율은 가장 높았고 실책은 20개의 오지환(LG)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범했다. 그러나 수비 안정감을 단순히 실책 개수로 판단할 순 없다. 종합적으로 보면, 김상수는 올 시즌 타율 0.291 22홈런 96타점을 기록한 강정호(넥센)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김상수는 팀 내에선 대체 불가 선수다. 시즌 중 그를 대신해 정병곤, 정현, 성의준 등이 들어갔다. 공수에서 김상수의 존재감을 메우지 못했다. 정병곤은 수비 안정감은 있지만, 타격에서 김상수에게 밀린다. 정현, 성의준 등은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김상수를 잃은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막대한 전력손실을 입었다. 그의 공백을 100% 메우는 건 불가능하다.
▲ 포스트시즌, 센터라인의 중요성
흔히 야구에서 말하는 센터라인은 포수~유격수~중견수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세 사람이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팀 수비력이 강해진다는 뜻이다. 포수, 유격수, 중견수가 중심을 잡아주면 나머지 선수들은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수비를 하면 된다. 국내 한 수비코치는 “센터라인의 안정화는 팀 수비조직력 구축의 기본이다”라고 했다.
유격수는 내야에서 수비 범위가 가장 넓다. 좌, 우, 전, 후로 날아오는 볼을 모두 처리해야 한다. 어깨도 강해야 하고 순발력도 좋아야 한다. 국내 최고의 수비전문가 류중일 감독은 “1,3루수는 강습타구 처리만 잘하면 되고 2루수는 어깨가 조금 약해도 할 수 있다. 유격수는 이것저것 다 잘해야 한다”라고 했다. 유격수가 넓은 범위를 커버해줘야 다른 내야수가 편안해진다.
류 감독은 “좋은 유격수는 예측 수비를 잘 한다. 박진만(SK)은 타구 방향 예측을 잘 했기 때문에 최고의 유격수로 불렸다”라고 했다. 타구 방향 예측을 정확하게 하면 타구 소리만 듣고 미리 1~2발 움직일 수 있다. 좋은 유격수가 되려면 큰 경기 경험을 많이 쌓아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여야 기량이 농익는다.
풀타임 5년차를 치른 김상수도 이제 막 플레이가 조금씩 농익기 시작했다. 본인도 시즌 중 “이제 프로에서 뛰는 방법을 조금씩 알 것 같다”라고 했었다. 하지만, 김상수는 한국시리즈서 볼 수 없다. 센터라인에서 중심을 잡아줄 김상수가 없다는 건 치명적이다. 포스트시즌은 매 순간이 승부처다. 내야 수비가 불안하면 투수가 옳게 공을 던질 수가 없다. 가뜩이나 삼성 마운드는 예년보다 약하다. 한국시리즈선 안정적인 수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상수가 15승 투수와 비슷한 가치를 지닌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이유다.
▲ 조동찬의 KS 복귀가 가능하다면
8월 중순 문선재(LG)와 1루에서 충돌해 왼쪽 무릎이 깨진 조동찬은 이미 깁스를 풀고 가벼운 타격,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류 감독은 조동찬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본인의 한국시리즈 출전 의지가 강하다”라고 했다. 조동찬이 한국시리즈에 정상적으로 나선다면 삼성으로선 한 숨 돌린다. 시즌 막판 맹활약한 김태완을 2루에 두고 조동찬을 유격수로 배치할 수 있다. 조동찬은 2005년 박진만의 삼성 입단 전까지 2~3년간 유격수를 경험했다.
다만, 조동찬은 박진만 영입 이후 주로 주전 3루수로 뛰었고, 박석민이 3루에 자리를 잡은 뒤 백업 혹은 멀티플레이어로 밀렸다. 조동찬은 지난해부터 신명철을 밀어내고 주전 2루수로 뛰었다. 때문에 조동찬이 한국시리즈서 유격수로 뛰려면 유격수 특유의 감각을 찾아야 한다. 자신의 몸을 추스르는 데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격수까지 맡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정병곤을 주전 유격수로 중용하는 방안도 있다. 다만 정병곤이 큰 경기 경험이 적은 게 흠이다. 이럴 경우 조동찬을 익숙한 2루로 보내고 상황에 따라서 김태완을 대타 혹은 대수비로 활용할 수 있다. 김태완이 2루에 투입되면 조동찬을 유격수로 보내는 방식이다. 삼성은 김상수의 이탈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내야수 자원을 넉넉히 넣어야 한다.
삼성은 기본적으로 한국시리즈서 누구를 만나든 체력과 경험에서 앞선다. 그러나 기본적인 경기력 자체에선 딱히 압도적이진 않다. 내야가 불안해지는 건 팀 경기력이 떨어지는 걸 의미한다. 그럴 경우 한국시리즈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상수 공백 극복. 삼성의 국내야구 사상 최초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 도전 키워드다.
[김상수(위, 가운데), 조동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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