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손승락이 혹독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넥센 손승락. 2013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무려 46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삼성)이 2006년과 2011년에 기록했던 한 시즌 최다 47세이브에 불과 1개 모자란 기록이었다. 넥센은 두산과 마찬가지로 불펜이 불안한 편이다. 하지만, 넥센으로선 확실한 마무리 손승락의 존재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서 경기 막판 심리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염경엽 감독은 8일 1차전서 공격적인 마운드 운용을 선보였다. 경기 중반 이후 두산 타선을 압도한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를 투구수 100개도 되지 않은 채 7회 1사에서 내렸다. 필승맨 한현희를 투입했고, 두산 좌타라인을 대비해 강윤구를 투입해 두산의 추격을 봉쇄했다. 그리고 8회 2사가 되자 어김없이 손승락 카드를 꺼내들었다.
손승락은 대타 최주환을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위풍당당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9회 김현수와 홍성흔도 연이어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포스트시즌 최초 세이브를 눈 앞에 뒀다.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이원석에게 스트라이크 2개를 먼저 잡아내고도 좌전안타를 맞았고 정수빈에게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내줘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아웃카운트 단 1개를 남기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것이다.
손승락은 그러나 패전의 멍에를 쓰진 않았다. 타선이 9회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기 때문. 손승락은 블론세이브와 함께 승리투수가 됐다. 본인의 포스트시즌 사상 첫 구원승이자 넥센의 창단 최초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된 순간이었다. 손승락으로선 쑥스럽지만, 어쨌든 의미있는 기록을 남긴 셈이다.
손승락은 큰 교훈 하나를 얻었다. 역시 포스트시즌은 타자들의 집중력이 남다르다는 것. 정규시즌 세이브 왕도 포스트시즌서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게 드러났다. 손승락으로선 차라리 잘 된 일일 수도 있다. 1차전 블론세이브와 구원승을 통해 오히려 더욱 정신집중을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투구내용은 나쁘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손승락의 이날 블론세이브는 독이 아닌 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손승락으로선 롤러코스터를 탄 하루였다.
[손승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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