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자프로농구가 또 한번 변화를 시도한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8일 2013-2014시즌 일정을 발표했다. 지난 2012-2013시즌과는 또 다르다. 지난 시즌 5년만에 외국인선수제도를 부활했던 WKBL은 올 시즌엔 외국인선수를 2명 보유로 늘렸다. 팁오프 시간도 주중, 주말 관계없이 전 경기 오후 7시로 파격적인 조정을 했고, 주말 위주로 2군경기도 창설하기로 했다. 포스트시즌이 늘어진다는 판단 속 준플레이오프도 과감하게 없애기로 했다.
▲ WKBL,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WKBL에 변화의 소용돌이가 닥친 건 최경환 총재가 부임한 지난해 9월이었다. 최 총재는 찬반 논란이 거셌던 외국인선수 제도를 5년만에 부활시켰다. 결과적으로 외국인선수 제도 부활로 팬들과 언론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엔 2명 보유로 늘렸다. 또한, 지난 시즌 월요일 7시 경기와 함께 일요일 2경기 일정을 채택했다. 7시 경기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는 판단 속에 올 시즌엔 전 경기 7시 경기로 가닥이 잡혔다. 대신 일요일 2경기 제도는 폐지했다. 일요일에 2경기를 진행하면 월요일에 연전을 하는 팀이 생긴다. 선수층이 얇은 여자프로농구 사정상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최 총재는 정규시즌 1-4위, 2-3위가 플레이오프를 갖는 일정도 지난 시즌 프로야구의 사다리꼴 포스트시즌 방식으로 바꿨다. 정규시즌 우승팀과 준우승팀에 대한 메리트가 너무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그 결과 3,4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갈 경우 체력적 부담이 심하고 시즌 일정이 길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WKBL은 1년만에 준플레이오프 제도를 없앴다. 6팀이 리그에 참가하는 마당에 4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 1년간 WKBL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각종 경기제도와 방식에 과감하게 손을 댔다. 물론 프로의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리그 운영방식을 자주 뜯어고치는 건 바람직하진 않다. 하지만, WKBL은 현장의 목소리와 리그 흥행,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시행착오는 시행착오로 인정하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다.
▲ 최경환 총재 리더십?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
최근 한 여자농구 관계자는 “WKBL이 요즘 보기 좋다. 추진력이 있다”라고 했다. 올 시즌 전 경기 7시 팁오프를 놓고 찬반 논란이 있지만, 어쨌든 흥행을 위해 이것저것 도전해보는 것 자체를 높게 평가한다. 사실 그동안 여자프로농구를 평일 오후 5시게임으로 치른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관중몰이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여자농구도 7시 게임을 해서 관중도 제대로 모으고 남자농구와 선의의 경쟁을 해보자는 목소리가 높다. 외국인선수 제도 역시 2명 보유를 놓고 찬반이 있지만, 매너리즘을 벗어 던지고 변화를 시도한 것 자체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자농구는 그동안 변화에 인색했다. 도전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흥행을 하고 리그 발전을 꾀할 수 있나. WKBL이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여자프로농구는 여전히 프로야구, 축구, 배구에 비해 규모도, 인기도 떨어진다. 하지만, 최경환 총재 부임 이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번듯한 2군리그는 아니지만, 1군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 위주의 2군경기를 치르기로 한 것 역시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고무적인 변화라는 지적이다.
농구인들 사이에선 최경환 총재의 추진력이 대단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농구관계자는 “최 총재의 리더십에 WKBL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정비된 사무국도 과거와는 달리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같다”라고 했다. 최 총재는 김원길 전임 총재의 뒤를 이어 신세계 해체 사태를 잘 수습했고, 각종 제도 및 운영체제를 정비해 호평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WKBL 업무 체크도 꼼꼼하게 한다는 평가다.
여자프로농구 2013-2014 정규시즌 개막일은 11월 10일이다. 아직 1달이란 시간이 남아있다. FIBA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개막하는 일정. 이렇듯 WKBL의 두려움 없는 변화가 팬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혹시 부작용이 생기면 또 다시 보완하면 된다. 변화로 인한 혼란보단 더 밝은 미래와 전통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흥행과 수준향상을 위한 WKBL의 노력이 반갑다.
[6개구단 감독들(위), KBSN과 중계 조인식 자리에 참석한 최경환 총재(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