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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상속자들', 통통 튀는 로맨스만 보여주지 않는다.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극본 김은숙 연출 강신효, 이하 '상속자들')은 부유층 고교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청춘 로맨틱 코미디. 그러나 마냥 발랄한 로맨틱만을 보여주지 않아 시청자들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상속자들'은 대한민국 상위 1%의 상속자들이 지극히 평범하고 현실적인 가난상속자 여주인공을 둘러싼 채 벌이는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리는 과정에서 각 인물들의 아픔을 동시에 보여준다. 가난한 여주인공은 물론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2% 부족한 상속자들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
앞서 '상속자들'은 유일하게 가난한 차은상(박신혜)의 아픔을 드러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살며 18세 어린 나이에도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는 차은상. 유학 간 언니에게 희망을 걸었건만 언니마저도 미국에서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음이 밝혀지며 차은상의 마음은 무너졌다.
차은상은 가난한 현실에 눈물을 흘렸다. 가난으로 인해 흩어진 가족을 생각하며 더 마음 아파했다. 야망을 갖기엔 현실은 너무도 팍팍했다. 이에 절망했고 분노했다. 박신혜의 절절한 연기가 차은상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했다.
하지만 가난한 차은상만이 아픔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부유하게 자란 상속자들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마냥 부잣집 자녀들인 줄만 알았던 이들이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얼마나 상처 입고 외로워 하는지, 16일 방송된 3회분부터 본격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김탄(이민호)은 형 김원(최진혁)과 원치 않는 신경전을 펼쳐야 했다. 배 다른 형 김원은 김탄에게 까칠했다. 그룹을 두고 형제들끼리도 날선 신경전을 벌여야 하는 것. 아직 어린 김탄이지만 먼저 사회에 발을 들인 김원은 냉랭하기만 했다. 그룹을 두고 어쩔 수 없는 경쟁을 해야 하는 두 사람의 슬픈 형제애가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최영도(김우빈)와 유라헬(김지원) 역시 자신의 환경으로 인해 비뚤어진 경우다. 강압적인 아버지, 그로 인해 항상 과소평가 되는 최영도는 이로 인해 더 거친 사람이 됐다. 유라헬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김탄의 마음도 잡지 못하고 엄마까지 재혼한다고 하자 온갖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설상가상으로 유라헬 엄마의 재혼 상대는 최영도의 아빠. 두 사람의 충돌이 어린 나이에 충분한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여야 하는 아픔을 전했다.
청춘들만 슬픈 것도 아니다. 이들의 부모 역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이뤘다 해서 마냥 행복한 이들이 아님이 드러났다. 유라헬 엄마 이에스더(윤손하)는 최영도 아빠 최동욱(최진호)과 재혼을 앞두고 있지만 윤찬영(강민혁) 아빠 윤재호(최원영)와 과거에 얽힌 사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경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감정대로 살지 못하는 이들의 현실, 알고보면 어린 상속자들의 수년 후 모습이 드러난 셈이다. 야망 앞에 웃지 못할 관계가 된 김성령과 박준금, 윤손하 등의 상황도 안타깝기 그지 없다.
화려한 비주얼과 예쁜 영상으로 청춘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는 '상속자들'. 이 동화같은 이야기가 깊이 들어가면 사실은 슬픈 동화라는 것에 시청자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춘 로맨스 작품 '상속자들'. 사진= SBS '상속자들'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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