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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태경 수습기자] '결혼하면 여자 연예인의 생명은 끝이다'는 말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2000년대 이전까지 여자 연예인이 결혼하면 자연스레 은퇴하는 것이 공식처럼 여겨졌었다. 배우 유지인, 장미희와 함께 1970, 80년대 영화계를 이끌어나갔던 정윤희는 지난 1984년 국내 건설회사 대표와 결혼하면서 연예계에서 은퇴했다. 그는 영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로 제 19회 대종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영화 '앵무새는 몸으로 울었다'로 제18회 백상 예술대상 영화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다.
'결혼=은퇴' 공식은 1990년대에도 이어졌다. 지난 1995년 KBS 2TV '??은이의 양지'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배우 박상아는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 MC로도 활약하며 90년대 대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 역시 지난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재용 씨와 결혼, 연예계에서 잠정 은퇴했다.
이밖에도 다수 여자 연예인들이 결혼 후 활동을 잠정 중단하거나 공식 은퇴했던 과거와 달리 2000년 이후 결혼한 연예인들은 각자 자신만의 영역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유부녀'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든 첫 주자는 배우 이요원이다. 그는 지난 2003년 23세라는 어린나이에 골프선수 박진우 씨와 결혼했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여느 여배우들과는 조금 달랐다. 올해로 결혼 10년 째에 접어든 이요원은 오히려 결혼 후 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만해도 MBC '외과의사 봉달희'부터 선덕여왕' '마의', SBS '패션 70s', 지난달 종영한 '황금의 제국'까지 다섯 편 이상이다.
이요원을 시작으로 배우 전지현 역시 결혼하고 오히려 더 잘 풀린 경우다. 지난해 4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의 외손자 최준혁 씨와 결혼한 전지현은 사실 지난 2001년 영화 '엽기적인 그녀' 이후 뚜렷한 히트작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결혼 직후 영화 '도둑들'에서 미인계가 필살기인 도둑 예니콜을, 올해 초 개봉한 '베를린'에서 비밀스러운 북한 통역사 련정희를 연기해 관객들에게서 호평을 얻었다. 전지현은 영화 흥행에 이어 오는 12월 SBS 새 드라마 '별에서 온 남자'로 1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지난 2010년 9월 6세 연상의 검사 남편과 결혼한 배우 한지혜는 지난달 30일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닌 한 가'에 출연해 "결혼을 하면 자기 또래 여배우들보다 더 폭넓은 연기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결혼 후 소휘 '핫' 한 여배우들이 주로 출연하는 밤 10시대 드라마에서 주말 드라마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한지혜는 지난해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 이어 올해 '금 나와라 뚝딱!'까지 연이어 히트시키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미시파워'를 자랑하는 여자 연예인 이야기는 배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6월 배우 정석원과 결혼한 가수 백지영은 결혼 전이나 지금이나 'OST 여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 2009년 KBS 2TV '아이리스'의 OST '잊지 말아요', 2010년 SBS '시크릿 가든'의 OST '그 여자'를 히트시킨 그는 결혼 후 KBS 2TV '굿 닥터' OST '울고만 있어'로 변함 없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배우 이요원-전지현-한지혜-가수 백지영(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남태경 수습기자 tknam1106@mydaily.co.kr
남태경 기자 tknam110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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