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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 시즌2'(이하 '히든싱어2')에 기적이 일어났다.
19일 밤 방송된 '히든싱어2'에서는 모창능력자가 원조가수인 신승훈을 꺾고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날 신승훈은 등장과 함께 "내 목소리는 독특하기 때문에 따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1라운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MC 전현무에게 "당황해드릴까요?"라고 말하는 여유로움까지 보였다.
하지만 신승훈의 자신감은 1라운드가 끝나자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짜 신승훈을 찾는 1라운드에서 그는 수준급 실력을 가진 모창 능력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2라운드에서는 연예인 패널들이 모두 신승훈이 아닌 모창능력자를 진짜로 선택했고 2명의 모창능력자들이 신승훈보다 더 신승훈 같은 가수로 뽑히기까지 했다.
3라운드에서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부르게 된 신승훈은 "이 노래는 고음이 많아서 어려울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이번에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신승훈은 3라운드에 들어서며 최저 득표자가 되겠다는 마음은 접은 채 탈락하지 않길 바라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지막 결승인 4라운드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1라운드에서부터 신승훈을 제치고 최저 득표수를 받아왔던 모창능력자 장진호 씨가 단 2표 차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사실 '히든싱어'는 시즌1때부터 단 한 번도 모창능력자가 원조가수를 이긴 전례가 없었다. 원조가수는 라운드가 올라갈수록 애드립을 넣으며 스스로 자신이 원조가수임을 드러내려 노력했고 방청객들은 단 몇 표 차이일지라도 항상 원조가수를 맞춰왔다.
하지만 이번 신승훈 편에서는 20대의 팝페라 가수 장진호 씨가 우승을 차지했다. 장 씨는 "우연히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신승훈 선배님의 모창을 하는 것을 보고 모창을 따라하게 됐다. 그렇게 신승훈 선배님의 다른 곡에도 매료가 돼서 노래를 다 듣게 됐다"며 "어렸을 때부터 신승훈 선배님의 노래를 들으면서 컸던 것이 (모창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린시절부터 신승훈의 노래를 듣고 자라오던 '신승훈 바라기' 팬이 기적을 일궈낸 셈이다.
신승훈은 우승한 모창능력자에게 "이 친구가 20대 초반의 내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목소리가 조금씩 변했다"고 탈락 요인을 분석했다. 이어 "MBC '나는 가수다'에 나온 동료들이 내게 말하길 이런 경연을 통해 노래 한 자 한 자의 소중함을 알았다고 하더라. 나는 그런 프로그램을 안 나와서 몰랐다. 그런데 나는 이 친구가 오늘 했던 걸 다시 들어볼 생각이다. 데뷔 시절 초심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모창능력자의 우승은 20여 년간 신승훈을 닮고 싶어하던 한 팬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의 목소리는 100인의 판정단이 헷갈릴 정도로 비슷해 모창능력자가 얼마나 많이 신승훈의 노래를 듣고 또 불렀을 지 짐작할 수조차 없게 했다. 결과가 발표된 후 자신의 팬을 대견해하는 '우상' 신승훈과 그에게 경의를 표하는 모창능력자의 포옹은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줬다.
[최초로 모창능력자가 우승한 '히든싱어' 가수 신승훈 편. 사진 = JTBC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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