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언더독(Underdog). 스포츠에서는 맞대결에서 승리 확률이 적은 팀에게 주로 쓰이는 용어다. 순위상으로도 그랬고, 전문가들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모두 두산의 열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두산은 이를 바라보고만 있지 않았다.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5-1로 승리했다. 이로써 5전 3선승제의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됐다.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두산은 '업셋'을 즐겼다. 특히 준플레이오프가 5전 3선승제로 바뀐 이후 2연속 업셋 시리즈를 기록한 팀은 두산이 처음이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연장 3회 포함 무려 54이닝을 소화한 데 따른 체력 부담이 우려됐으나 이를 기우로 바꾼 두산이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자 살아난 경기 감각을 앞세워 더욱 끈끈한 수비를 선보였다.
선발진은 2차전서 1⅔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이재우를 제외한 전원(노경은,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이 포스트시즌 첫 승리투수의 기쁨을 누리며 제 몫을 했다. 최대 약점으로 평가받던 불펜진은 위태위태하면서도 실점은 최소화했다. 어찌됐든 이기는 경기에서 팀 승리를 지키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두산이 LG에 확실히 앞선다는 평가를 받은 건 수비였다. 실제로도 그랬다. 두산은 시리즈 내내 물샐 틈 없는 수비를 자랑하며 LG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특히 5-4로 한 점 차 앞선 3차전 9회초 나온 홈 보살 2개는 백미였다.
이날은 공격에서 LG를 압도했다. LG가 11차례 출루해 단 한 점을 얻는 데 그쳤지만 두산은 12출루 5득점으로 나름의 집중력을 선보였다. 특히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말 최준석의 홈런 포함 3득점으로 LG의 추격 의지마저 꺾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두산의 집중력은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말과 일맥상통했다. 반면 LG는 공격 부진에 수비에서도 불안함을 노출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결국 두산은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외국인투수 데릭 핸킨스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4위, 가장 낮은 순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산이 연이은 '업셋'으로 대구구장에서 우승 트로피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경기 후 잠실구장에는 "두산이 해냈다"는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언더독'이 해냈다.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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