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TV 드라마를 보다보면 수요일 밤에 이 악물고 생활고를 견뎌내던 캔디형 캐릭터의 여배우가 토요일 저녁엔 온 몸에 명품을 휘감고 도도한 공주가 돼서 연기를 펼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또 이 드라마에서도 저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의 아버지 역에는 항상 그 배우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 같은 '겹치기 출연'은 최근 피처링 트렌드와 맞물리며 가요계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브랜뉴뮤직으로 소속사를 옮긴 래퍼 산이는 '아는 사람 얘기'를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산이는 약 1년 6개월 만에 소속사 미스틱89에서 첫 앨범을 발표한 박지윤의 신곡 '미스터리'에서 담백한 래핑으로 완성도를 더했다.
그는 또 가수 유승우의 신곡 '유후'에서도 랩피처링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활동 기간이 겹치는 두 가수의 랩피처링에 연달아 나선 것. 물론 박지윤, 유승우의 음악색깔에 산이의 랩이 더해졌다지만 대중들의 입장에선 동 기간에 다른 두 노래에서 산이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셈이다.
활동 기간이 겹치는 경우는 아니지만 버벌진트도 마찬가지다. 버벌진트는 가왕 조용필의 '헬로'에서 피처링을 맡았고 컴백한 가수 신승훈의 신보 수록곡 '러브 위치'에도 참여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힙합음악이 대중적인 어필이 쉬워지기도 했고 또 보컬만으로는 밋밋할 수 있는 음악에 랩이 곁들어지면서 흥을 더하고, 분위기 전환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일부 가수의 겹치기 피처링 열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가요 관계자는 "실력도 있고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몇몇 래퍼들이 주로 가수들의 피처링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한 래퍼가 두 가수 이상의 신곡 피처링에 참여하는 것은 그 래퍼에게나 해당 가수에게나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수들의 러브콜을 거절하는 것은 쉽지 않다. 관계도 있을 수 있고, 선배 가수가 부탁을 할 경우 더욱 그렇다. 흔쾌히 응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힙합가수 산이(왼쪽), 버벌진트.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