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차전] 삼성 클린업 쿼텟, 단 4안타 뼈아픈 침묵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단 4안타였다.

삼성이 자랑하는 클린업 쿼텟이 침묵했다. 삼성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패배했다. 삼성은 이날 3번 박석민, 4번 최형우, 5번 채태인, 6번 이승엽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텟’이 단 4안타만 날리는 부진을 선보였다. 채태인이 2안타를 때렸을 뿐 박석민, 이승엽이 각각 1안타를 쳤다. 이날 삼성 타선이 때린 모든 안타도 단 6개였다. 경기 전 만난 김한수 타격코치는 “기동력이 부족해서 중심타선에서 한 방을 때려줘야 한다”라고 했다.

김 코치는 “승엽이도, 석민이도 컨디션은 좋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 코치의 현실적인 발언이 1차전서 삼성에 좋지 않게 작용하고 말았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유격수 김상수와 2루수 조동찬이 빠졌다. 김상수는 손목수술, 조동찬은 무릎 수술 후 재활이 더뎌 한국시리즈에 뛸 수 없었던 것. 두 사람은 삼성 키스톤콤비이기도 하지만, 기동력을 담당하는 준족이기도 하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 라인업서 기동력이 좋은 타자는 톱타자 배영섭 정도다. 나머진 주루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때문에 장타력이 매우 중요하다. 중심타선, 즉 클린업 쿼텟이 찬스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려줘야 삼성이 경기를 풀어가기가 쉬워진다. 그러나 믿었던 중심타선이 꽉 막히면서 삼성은 홈에서 열린 1차전 패배란 충격적인 결과를 맛봤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이 6번에 들어가면 폭탄타순이 완성된다”라고 했다.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클린업트리오의 위력을 극대화하면서 이승엽이 7~9번 하위타순과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주길 바랐던 것. 그러나 너나 할 것 없이 침묵하면서 타순 조정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그나마 박석민이 두산 선발투수 노경은의 슬라이더를 걷어내 좌월 솔로포 한 방을 가동했으나 그게 전부였다. 특히 8회 2사 만루에서 최형우가 1루 땅볼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이날 삼성 타선은 노경은의 현란한 볼배합에 속수무책이었다. 노경은 특유의 포크볼과 슬라이더, 컷 패스트 볼 등 아래로 뚝 떨어지는 볼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지난 3주간의 실전감각 부족이 그대로 현실에서 드러났다. 청백전은 확실히 실전경기와는 달랐다. 반면 3일을 쉰 두산 타선은 피로 누적 현상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고 평소와 달리 위력적인 볼을 뿌리지 못한 윤성환의 공을 착실하게 잘 공략해 경기 중반 승부를 갈랐다.

삼성으로선 25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홈에서 2연패를 할 경우 완벽하게 흐름을 내준 채 잠실 3연전을 맞이하게 된다. 삼성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걸 피하기 위해선 2차전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무조건 공략해야 한다. 경기 전 만난 최형우는 “니퍼트는 키가 커서 마운드에 서 있는 것 자체로 중압감을 느낀다”라고 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상대다. 류중일 감독 스타일상 타순을 2차전서 곧바로 흔들 것 같진 않다. 결국 클린업 쿼텟이 해결해야 한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2차전 미션이다.

[이승엽. 사진 = 대구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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