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윤욱재 기자] 더이상 악몽은 없다.
그간 한국시리즈에서 '눈물'을 보인 게 전부였던 김현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정규시즌 4위팀 두산이 통합 3연패 사냥에 나서는 삼성에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2를 승리했다. 그 이변 속에는 김현수의 활약이 있었다.
김현수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5년 만에 나서는 한국시리즈. 감회는 남달랐다.
김현수는 2007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첫 선을 보일 때만 해도 그의 타순은 2번타자였다. 본격적으로 '타격 기계'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2008년부터 3번타자로 우뚝 섰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238(21타수 5안타)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그는 차세대 간판으로 성장한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보였다. 마침 그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33(24타수 8안타)로 고감도 타격감을 보일 때였다.
그러나 김현수는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난 SK를 상대로 기나긴 침묵에 빠졌다. 최종전이 된 5차전에서는 9회말 SK의 우승을 확정 짓는 병살타를 때렸다. 타율 .048(21타수 1안타)란 절망적인 기록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잔부상에 시달리는 등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한 그였다.
그러나 5년 만에 맞이한 한국시리즈에 나선 그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힘차게 돌았다. 1회초 1루수 채태인의 호수비에 막히긴 했지만 우익선상 2루타성 타구였다. 3회초에는 플라이 아웃에 그쳤지만 좌익수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이번엔 불운에 좌절하지 않았다. 5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윤성환으로부터 우월 솔로포를 뿜어냈다. 한국시리즈 52타석 만에 처음으로 맛본 손맛이었다. 그간 한국시리즈에서 만큼은 좌절의 상징이었던 그가 마침내 악몽에서 탈출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 전 "이젠 나를 포함해 라인업에 돌아오는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던 김현수.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이날 두산이 얻은 것은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두산 김현수가 24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두산의 경기 5회초 1사 솔로 홈런을 때린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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