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참 다행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악몽 탈출은 삽시간에 이뤄졌다.
삼성은 27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3-2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2연패 아픔을 씻고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반격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으로서는 승리가 절실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내준 팀의 역전 우승 확률은 6.25%에 불과했다. 작은 희망이라도 쏘아올리기 위해서는 3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했다. 2차전을 연장 13회 끝에 허무하게 내줬기에 3차전마저 내준다면 사실상 끝이었다. 게다가 '끝판왕' 오승환이 2차전서 무려 4이닝-53구를 던진 끝에 패전투수가 된 후유증도 씻어내야 했다.
잘 풀렸다. 삼성은 4회초 박석민의 2루타와 최형우의 안타, 이승엽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상대 실책과 이지영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먼저 뽑았다. 이번 시리즈 처음으로 한 이닝 2득점에 성공한 것.
행운도 따랐다. 두산 코칭스태프가 의지와 상관 없이 2차례 마운드에 오르는 실수를 범해 선발 유희관이 물러나야 했다. '코칭스태프가 한 이닝에 2번째로 마운드에 오르면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분위기는 삼성 쪽으로 흘렀다. 7회초에는 상대 실책과 폭투를 묶어 3-0으로 달아나면서 승리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무실점 호투하던 선발 장원삼이 7회말 두산 홍성흔에 솔로 홈런을 맞아 첫 실점을 허용했다. 곧이어 오재원의 2루타에 이은 손시헌의 적시타로 3-2까지 추격당했다. 악몽이 되살아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 불펜은 약하지 않았다. 8회 등판한 차우찬이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고, 9회는 오승환이 책임졌다. 특히 2차전서 올 시즌 최다 53구(정규시즌 포함)를 던진 오승환이 후유증 없이 1이닝을 2탈삼진 퍼펙트로 막아냈다는 점은 큰 위안거리다. '수호신'임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시리즈에서 처음 테이블세터로 나선 김태완은 3안타를 폭발시켰고, 이승엽도 이번 시리즈 첫 장타(2루타)로 부활을 예고했다. 한 점 차 진땀승이었지만 많은 희망을 발견한 한판이었다.
아직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3차전 승리로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이 커진 것만은 분명하다. 두산은 2007년 1·2차전을 먼저 따낸 뒤 SK 와이번스에 내리 4연패해 우승을 내준 경험이 있다. 삼성도 못할 이유는 없다. "잠실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겠다"던 류중일 감독의 뜻이 이뤄질 것인가.
[4회초 1사 만루서 이지영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최형우가 홈을 밟자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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