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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가 재미와 공감까지 잡으며 호평을 받았다.
지난 달 31일 첫 선을 보인 '오마베'에는 손주들의 육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저마다의 교육법으로 아이들을 대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모습들이 등장하며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냈다.
우선 임현식의 경우 손주 주환 군과 치킨 한 조각을 두고 싸우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하나 남은 치킨을 손주 몰래 먹고 안 먹는 척 발뺌하는 할아버지의 모습과 그런 할아버지 때문에 토라진 손준의 모습은 그 자체로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손녀바보' 임하룡의 모습도 있었다. 딸을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는 임하룡은 손녀 소현 양과 하루종일 함께 보내야 하는 미션에서 내내 좌불안석이었다. 그는 비디오를 틀어 달라거나 짜장라면을 끓여달라는 손녀의 말에 곤란해했고 '집에서 가스불도 한 번 안 켜본' 할아버지가 짜장라면을 만드는 과정은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손녀 소현 양 역시 이런 할아버지의 고충을 아는 지 맛없는 짜장라면도 맛있게 먹어주고 애교있는 말을 하며 할아버지를 녹이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냈다.
도시의 할아버지들이 손주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면 시골에서 손주와 시간을 보낸 할머니도 있었다. 아역배우 최로운은 할머니가 있는 시골로 내려가 밭에서 나는 채소들을 캐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메뚜기를 잡아 튀김을 만들어주는 할머니와 그런 튀김을 맛있게 먹는 손주의 모습은 정겨운 시골 풍경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재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데이빗과 이사벨 남매 가정에는 황혼육아의 현실도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이른 아침 엄마가 회사에 나간 후 남매의 육아는 온전히 72세 김명자 할머니가 부담했다.
김명자 할머니는 말을 안 듣는 손주들을 달래 밥을 먹이는 과정부터 유치원에 보내고 데려오는 모든 일을 했다. 그는 시종일관 말썽을 부리고 서로 싸우기까지 하는 손주들 때문에 지쳐 결국 매를 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곧이어 "애들을 때리고 나면 눈물이 난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같은 김명자 할머니의 모습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노인들이 부담하게 되는 황혼육아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앞서 '오마베'는 아이들이 출연한다는 이유로 MBC '일밤-아빠 어디가'나 KBS 2TV '슈퍼맨이 간다' 같은 육아 예능프로그램의 연장선에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오마베'는 아이들이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의 육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여타 육아 예능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뒀다.
현실적인 모습으로 공감을 이끌어내고 그 안에서 소소한 웃음까지 잡아낸 '오마베'가 11월 정규 편성 후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첫 방송된 '오마베'.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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