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 6차전 마운드 운영이 7차전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산은 한국시리즈 6차전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7회 2사까지 끌고 갔다.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가 박한이에게 스리런포를 맞은 뒤 불펜을 가동했다. 윤명준, 오현택, 변진수가 잇따라 투입됐으나 이들은 1⅓이닝을 합작했고 단 5명의 타자만 상대했다. 승부가 기운 상태라 부담스럽지 않은 등판. 두산은 사실상 니퍼트 홀로 한국시리즈 6차전을 버텼다고 보면 된다.
삼성은 총력전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투수 릭 밴덴헐크가 1회 팔꿈치 근육통을 호소하자 2회 곧바로 배영수를 투입했다. 배영수도 3회 흔들리자 곧바로 차우찬을 투입했다. 이후 심창민, 권혁, 안지만, 신용운, 조현근, 오승환을 연이어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12명 중 9명이 총동원됐다. 이날 등판하지 않은 투수는 5,7차전 선발투수 윤성환, 장원삼과 김희걸이었다. 5차전부터 벼랑 끝 승부를 했으니 두산과 마운드 운영이 당연히 달랐다.
▲ 불펜 소모 최소화한 두산, 삼성과 대등한 구원싸움?
두산은 결과적으로 정재훈과 홍상삼을 아꼈다. 6차전서 패배한 두산의 소득이다. 이들은 5차전서도 투구수가 각각 6개와 9개에 불과했다. 사실상 이틀을 부담 없이 보냈기 때문에 7차전서는 2~3이닝을 막아줄 수 있다. 또한, 6차전서 나선 윤명준, 오현택, 변진수의 7차전 출격도 충분히 가능하다. 두산은 6차전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제외하곤 모든 투수가 등판 가능하다. 지난달 28일 5차전 선발로 나섰던 노경은도 상황에 따라 구원투입이 가능하다. 확실히 가용인력에선 여유가 있다. 물론 투구내용이 관건이다.
삼성 역시 불펜 운영엔 큰 문제는 없다. 6차전서 9이닝을 9명이 나눠 던지면서 개개인의 체력 부하를 최소화했다. 팔 근육통으로 1이닝만에 물러난 밴덴헐크 정도를 제외하곤 모든 투수가 7차전서 나설 수 있다. 노경은과 함께 5차전 선발로 나섰던 윤성환의 구원등판도 가능하다. 그러나 차우찬의 경우 6차전서 42개를 던졌고 안지만도 21개, 심창민도 20개를 던졌다. 두산 불펜투수들보단 삼성 불펜투수들의 긴장감과 피로도가 높은 건 사실이다. 먼저 3패를 당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정규시즌서 안지만과 심창민은 20개 정도의 연투를 자주 했다. 6차전의 구위를 7차전서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마무리 오승환은 6차전서 단 3개의 투구만 했기 때문에 7차전서도 특유의 싱싱한 구위를 뽐낼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6차전서 불펜을 아꼈고, 삼성이 6차전서 총력전을 펼쳤지만, 7차전서 양팀 불펜의 힘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 삼성 불펜이 두산보다 강하다. 물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두산 불펜은 7차전의 큰 변수다.
▲ 경기흐름 가져올 롱릴리프는 누구?
7차전 선발투수는 삼성 장원삼과 두산 유희관. 3차전에 이어 리턴매치. 두 사람의 3차전 행보는 달랐다. 장원삼은 6⅓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냈다. 24명의 타자를 99구로 막아냈다. 제구와 투구 밸런스가 좋았기 때문에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장원삼의 공에 따라 나왔다. 반면 유희관은 3⅔이닝 2실점으로 물러났다. 두산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방문횟수 착각으로 조기에 물러났지만, 전반적인 투구내용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 비해 좋지 않았다. 특유의 면도날 제구가 흔들렸다.
장원삼 역시 7차전서는 흔들릴 수 있다. 유희관도 마찬가지다. 최종 7차전. 벤치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곧바로 불펜이 가동될 것이다. 상황에 따라 5차전 선발투수였던 노경은과 윤성환이 투입될 수 있다. 변수는 여기에 있다. 5차전서 드러난 구위 및 컨디션은 둘다 썩 좋지 않았다. 때문에 두 사람이 7차전서 불펜 등판할 경우 롱릴리프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줄 것이란 장담을 하긴 어렵다.
다만, 최소 2~3이닝을 끌어줄 투수가 나올 경우 그 팀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장원삼과 유희관이 최대한 길게 가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를 대비해야 하는 게 벤치다. 현 시점에선 그게 마땅치 않아 보인다. 6차전서 불펜을 아낀 두산. 6차전서 개개인에게 드는 부하를 최소화한 삼성. 공교롭게도 7차전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진다면 그 다음 대비책이 마땅하진 않다. 7차전 화두도 6차전과 마찬가지로 마운드 운영이다.
[삼성-두산 한국시리즈 투수교체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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