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대 한국시리즈 7차전은 어땠을까.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가 결국 최종 7차전까지 이어진다. 역대 한국시리즈 7차전 승부는 1984년, 1993년, 1995년, 2000년, 2003년, 2004년, 2009년 등 총 7차례 진행됐다. 9차전까지 진행됐던 2004년을 제외하곤 모두 7차전서 승부가 마무리 됐다. 한국시리즈 7차전은 1~6차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내일이 없는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7차전은 정말 다음 경기가 없는 마지막 경기였기에 더욱 치열한 승부가 벌어졌다.
▲ KS 6차전 승자, 7차전서 우승할 확률 42.9%
역대 한국시리즈 6차전서 승리한 팀이 상승세를 몰아 7차전까지 가져가면서 우승한 사례는 총 3차례였다. 확률로만 따지면 42.9%. 1984년엔 롯데가 삼성에 2승3패로 열세였는데 6차전을 6-1로 잡았다. 롯데는 7차전서 최동원이 완투승을 따냈다. 4승3패로 대역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8회 결정적인 스리런포를 날린 유두열이 MVP에 선정됐다.
1993년에도 해태가 2승1무2패에서 삼성과의 6~7차전을 모두 잡았다. 2경기 모두 선동열이 구원승을 따내며 위용을 과시했다. 1995년엔 OB가 롯데에 2승3패로 열세였는데 6~7차전을 연이어 잡고 4승3패 역전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진필중이 6차전서 완투승을 따냈다. 그러나 2000년 현대는 두산에 3연승 뒤 3연패했으나 7차전서 퀸란의 홈런포 2방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서 우승했다. 2003년 현대도 SK에 3승2패로 앞서 있다가 6차전을 내줬으나 7차전서 정민태가 완봉승을 거둬 역전 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2004년엔 무승부가 3경기나 나왔다. 삼성이 6차전서 현대에 승리해 2승2무2패를 만들었다. 그러나 7차전서 또 무승부가 나왔고 8~9차전을 연이어 현대가 가져갔다. 대역전 우승은 일어나지 않았다. 2009년엔 KIA가 3승2패로 앞선 상황에서 6차전을 SK에 내줬으나 7차전서 나지완의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솔로포로 SK를 잡고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역대 한국시리즈서 1승3패로 밀린 팀의 우승은 없었다. 2승3패로 뒤진 팀의 6~7차전 연승사례도 2차례뿐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서 삼성이 1승3패에서 3승3패를 만들며 상승세를 탔으나 확률의 편은 여전히 두산이다.
▲ 한 차례의 완투승, 또 한 차례의 완봉승
한국시리즈 7차전서 나온 두 차례 완투에 관심이 간다. 1984년 한국시리즈서는 최동원이 홀로 4승을 따냈다. 1차전과 3차전서 완봉승과 완투승을 기록하며 롯데의 승리를 책임진 최동원은 5차전서 패전을 떠안았으나 6차전서 구원승을 따냈고 3승3패에서 맞붙은 최종 7차전서 완투승을 따냈다. 최동원 혼자 롯데의 4승을 책임진 것이다. 지금도 회자되는 명승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최동원 선배는 정말 대단했다. 분명 무리를 했다. 하지만, 단기전서는 강력한 투수 1명의 존재가 정말 중요하다. 우승이 중요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지금은 투수 분업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아무리 총력전을 펼친다고 해도 1984년 최동원 사례는 나오기 어렵다. 다만, 단기전서 1경기를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의 중요성이 부각된 건 확실했다.
2003년엔 정민태가 최종 7차전서 완봉승을 따냈다. 당시 현대는 3승1패로 앞서다 SK에 5~6차전을 모두 내줬다. 흐름이 SK로 완전히 넘어간 상황. 이번 한국시리즈 흐름과 흡사했다. 그러나 현대 에이스 정민태는 위기의 현대를 완봉승으로 구해냈다. 정민태는 2003년 한국시리즈서 1,4,7차전서 선발등판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3승 평균자책점 1.69로 한국시리즈 MVP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한국시리즈 7차전은 모든 투수 총동원을 예상하지만, 사실 믿음직한 선발투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말해준다.
▲ KS 7차전, 결정적 홈런이 승부 가른다
역대 한국시리즈 7차전엔 결정적인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 1984년 7차전서 최동원의 완투승이 빛났던 결정적 이유는 3-4로 뒤진 8회에 터진 유두열(롯데)의 역전 결승 스리런포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두열은 당시 타율 0.143에 그쳤으나 그 한방으로 4승을 따낸 최동원을 제치고 한국시리즈 MVP 영예를 안았다.
2000년 한국시리즈 7차전서도 결정적인 홈런이 있었다. 톰 퀸란(현대)이 2-2동점이던 4회 결승 스리런포, 5-2로 앞서던 8회 쐐기 솔로포를 작렬했다. 퀸란은 2회에도 1사 1,2루 찬스에서 선제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2홈런 6타점 대활약. 이날 퀸란은 현대의 6점을 모두 스스로 해결했다. 한국시리즈 타율 0.346 3홈런 10타점으로 MVP에 선정됐다.
역대 최고의 한국시리즈 7차전 홈런은 역시 2009년이었다. 나지완(KIA)이 채병용을 상대로 5-5 동점이던 9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를 공략해 잠실구장 좌중간 상단에 꽂히는 결승 끝내기 솔로포를 날렸다. 나지완은 6회에도 투런포를 쳐내는 등 맹활약하며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나지완은 역대 최초 한국시리즈 7차전 굿바이 홈런의 주인공으로 기록됐다.
지난 6차례의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은 치열한 승부, 잊지 못할 기록이 쏟아졌다. 2013년 11월 첫날 대구에서 열릴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은 과연 어떨까. 역사는 선발투수의 확실한 호투, 결정적인 홈런포를 만들어낸 팀의 손을 들어줬다.
[나지완과 KIA 선수들(위, 가운데), 삼성-두산 한국시리즈 6차전서 홈런을 친 박한이와 채태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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