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강의 실질적 위력은 어느정도인가.
2013-2014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가 10일 춘천에서 개막한다. 디펜딩챔피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개막전은 단순한 개막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2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과 우리은행에 의해 통합 6연패가 끊긴 신한은행 모두 상대의 콧대를 꺾고 싶어 한다. 이들은 올 시즌 유력 우승후보다. 멤버가 쟁쟁한 KDB생명 역시 우승후보로 손색 없다는 평가. 과연 이들의 실질적인 위력, 그리고 변수는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 우리은행 티나 없어도 괜찮을까, 젊은 선수들 한 단계 성장
우리은행의 2012-2013시즌 통합 우승 원동력. 박혜진-이승아를 앞세운 강력한 압박수비와 속공, 티나 톰슨과 임영희의 전방위 득점 능력이었다. 아무래도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티나와 임영희의 의존도가 커졌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 올 시즌엔 큰 변화를 겪었다. 티나를 KDB생명에 보냈다. 대신 노엘 퀸과 사샤 굿렛을 받아들였다.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노엘 퀸은 티나처럼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다. 임영희와 함께 스코어러 역량을 과시해줘야 한다. 통합 2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의 1차적인 목표다.
박혜진과 이승아는 아시아선수권을 통해서 한단계 성장했다. 특히 박혜진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았다. 볼 배급 시야는 물론이고 외곽슛 능력도 향상됐다. 주전 백코트 듀오의 성장은 우리은행 전력에 플러스 요소. 사샤 굿렛도 KB시절과는 달리 살을 쪽 빼고 파워를 더해서 돌아왔다. 양지희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또 하나. 우리은행에 이선화가 가세했다. 배혜윤을 삼성생명에 보내는 대신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 이선화는 골밑에서의 힘과 함께 중거리슛 능력이 탁월하다. 우리은행으로선 공격 옵션이 늘어났다. 다만 우리은행 특유의 강압 수비와 팀 디펜스 적응도가 관건이다. 우리은행은 노엘 퀸의 활약여부와 함께 임영희를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의 체력적 후유증만 없다면 신한은행과 함께 시즌 내내 우승을 다툴 팀이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이 한 시즌 반짝하고 떨어질 팀으로 보지 않는다. 위성우 감독이 대표팀 지휘로 팀을 돌볼 시간이 적었지만 전주원-박성배 코치의 존재가 든든한 터라 큰 타격은 없을 듯하다.
▲ 신한은행 외국인농사 성공예감, 곽주영-조은주 성공적 적응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변화가 많았다. 통합 6연패를 하면서 선수단 내부에 매너리즘이 쌓였다. 강영숙과 이연화를 KDB생명에 보냈고 조은주와 곽주영을 받았다. 외국인선수 농사에도 실패하면서 에슐리 로빈슨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이들이 유기적인 결합을 하지 못하면서 신한은행은 시즌 내내 2% 부족했다. 결국 탄탄해진 우리은행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곽주영의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대표팀에서도 확인됐다. 내, 외곽을 오가는 조은주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에 쒜키나 스트릭렌과 엘레나 비어드 역시 1~4번을 오갈 수 있다. 신한은행은 예전에 비해 공격옵션이 늘어났다. 예를 들어 스트릭렌이 상대 빅맨을 맡아주면서 외곽 플레이를 하면 미스매치를 유발할 수 있다. 비어드는 최윤아 혹은 김규희와 투 가드를 구축할 수 있다. 하은주가 있기 때문에 골밑을 맡기고 외곽으로 마음껏 돌 수 있다. 두 외국인선수는 시범경기서 합격점을 받았다.
하은주는 아시아선수권에 불참하면서 몸을 만들어왔다. 임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유리 같은 몸”이다. 개막전에 맞춰 몸 상태를 맞춰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윤아와 곽주영의 몸 상태가 관건이다. 김단비 역시 대표팀에서 무릎 통증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곽주영과 조은주가 신한은행 특유의 변화무쌍하고 스피드한 농구에 적응하고 주전들이 몸 상태만 끌어올리면 객관적 전력은 우리은행보다도 살짝 앞선다. 다만, 대표팀에 다녀온 주전들과 외국인선수들의 호흡, 일부 부상자들의 컨디션에 따라 시즌 초반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3강 밖으로 벗어날 일은 없다는 평가다.
▲ KDB생명, 멤버는 국가대표급, 안세환 감독이 변수
KDB생명은 기본적으로 멤버 자체는 국가대표급이다. 이경은-한채진-이연화-신정자-티나톰슨의 무게감은 우리은행, 신한은행보다도 높다. KDB생명은 거의 매년 멤버가 좋았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쓰러진 건 시즌 준비가 부실했고 결과적으로 WKBL 경험이 처음이었던 이옥자 감독의 위기관리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시즌 중 트레이드가 일어나면서 조직력이 완전히 무너졌다. 외국인선수 농사에도 실패했다.
KDB생명은 올 시즌에도 리스크를 안고 있다. 신임 안세환 감독은 현역 생활 이후 줄곧 KDB생명 계열사 회사원으로 일했다. 지도자로서는 첫 걸음이다. 프로농구 특유의 촘촘한 상대분석. 예를 들어 안 감독이 선수들 개개인의 버릇과 상대 맞춤형 패턴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초보 감독이 이런 부분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각종 부상에 시달렸던 이경은의 컨디션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경은에겐 김진영이란 좋은 백코트 파트너가 있다. 하지만, 이연화, 한채진 등도 몸 상태가 100%는 아니라는 건 변수다. 대표팀에서 긴 시간 뛰었던 신정자의 체력도 안배해야 한다. 강영숙의 역할이 중요하다. KDB생명에 희망적인 요소는 노현지, 김소담 등 백업 멤버들의 기량이 성장했다는 점. 안 감독의 지도력과 안목과도 연관된 부분이라 향후 KDB생명의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전들이 제 몫을 해내고 안 감독 여자농구에 성공적으로 적응한다면 KDB생명 역시 우승후보임엔 틀림없다. 다만, 잘 풀리지 않을 경우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지난 시즌이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위에서부터 우리은행, 신한은행, KDB생명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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