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세결여', 결혼의 '진짜' 현실을 들여다보다

[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세결여'가 결혼의 현실을 그리며 첫 회를 시작했다.

9일 밤 첫 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 이하 '세결여')에는 결혼과 파혼, 이혼 등 다양한 결혼의 단면들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오은수(이지아)는 재혼한 시댁에서 사랑받는 며느리로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은수에게는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바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슬기였다.

슬기는 이혼 후 은수가 데려다 키우기로 했지만 은수가 재혼하면서 외가댁에 머물게 됐다. 엄마와 아빠, 두 사람 아래서 자라지 못한 슬기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고아라고 놀림을 받았다. 시댁에서는 이 때문에 은수에게서 슬기를 되찾아 오려고 했고 설상가상 슬기 역시 은수 보다는 아빠인 정태원(송창의)에게 더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

한편 안광모(조한선)는 박주하(서영희)와 결혼식을 올리는 날 식장을 뛰쳐나가며 파혼했다. 광모와 주하의 친구인 오현수(엄지원)는 광모가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두 사람이 파혼하는 과정을 덤덤하게 지켜봤다. 현수는 결혼과 남자에 관해서라면 차가울 정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고 그 때문에 둘의 파혼에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세결여'는 결혼과 재혼, 파혼의 과정 등 다양한 결혼의 모습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여기에 김수현 작가 특유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톡 쏘는 대사와 상황이 더해져 현실감을 더했다.

특히 초혼 후 결혼에 학을 뗐다가 재혼한 후에 다시 고민을 떠안고 사는 은수 캐릭터는 결혼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안겨줬다. 재혼을 앞두고 아이를 포기하라는 시부모의 말에 "결혼에 신물난 사람이다. 그런 악몽 다시는 안 꾸고 싶다. 사랑도 남자도 나 자신보다는 안 중요하다는 교훈을 건져갔다"고 말하며 뛰쳐나온 은수의 대사는 현재 결혼에 대해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부모 세대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그간 여타 드라마에서 결혼과 재혼에 관해 다룰 때는 '불륜'이라는 소재를 들이대며 자극적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세결여'는 결혼과 재혼, 아이, 그 안에서 일어나는 세대간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최근 들어 김수현 작가는 동성애를 그린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나 미혼모를 그린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등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세대간 가치관의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며 드라마를 통해 하나의 작은 담론을 형성해왔다. 이번에는 김수현 작가가 '세결여'를 통해 결혼과 가족의 진정한 의미 등에 대해 어떤 담론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결여' 첫 회.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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