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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신경숙 작가가 이 시대 우리 모두의 '엄마'를 부탁했다.
신경숙은 11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 여공에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전했다.
신경숙은 방송을 통해 자신이 작가가 되는 것에는 '엄마'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음을 시사했다. 독서를 할 때 만큼은 이상하리 만큼 방해가 없었던 신 작가는 전라북도 정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대학 진학을 원했던 부모님의 뜻에 따라 16세에 상경, 낮에는 구로공단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고등학교를 다녔다.
육남매의 가정에 넉넉치 않았던 시절이었지만 자식의 배움에는 물심양면으로 애를 써주셨던 부모님 아래에서 신 작가는 어릴 때부터 온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그가 작가를 꿈꾸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신경숙을 작가로서 가장 영예롭게 만들어준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쓰게 된 배경은 신 작가가 엄마와 함께 서울로 상경하는 기차 안에서였다. 싼 기차표를 사느라 밤을 꼬박 새 서울로 올라가던 기차에서 신 작가는 까만 창에 비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내가 작가가 되면 엄마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신 작가의 엄마 이야기는 계속 됐다. 작가로 등단한 이후 글을 쓰는 게 어려웠다는 신경숙은 엄마를 양파껍질에 비유하며 '읽어도 아직 읽을 페이지가 남아 있는 책같은 존재'라고 명명했다. 그는 "엄마가 달리 보였다. 항상 내 편이고, 모든 것을 해내는 엄마지만 사실 엄마는 그렇게 강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신 작가의 말에 몇 번이나 눈물을 쏟은 성유린는 "엄마가 오빠만 예뻐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빠가 결혼해서도 오빠만 걱정한다고 생각했는데, 신 작가님의 책을 읽고 엄마를 더 이해하게 됐다. 첫 아이라서 새 세상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잘 해주지 못한 것들이 미안해서 오빠를 더 예뻐하지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고 성숙한 딸의 마음을 드러냈다.
엄마에게 정이 없다고 말을 뗀 김제동은 "엄마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극복하는데 30대를 다 보냈다"면서도 "내가 딱 마흔이 되니 엄마를 보면 내 나이 때 혼자가 돼 육남매를 키우게 된 한 여자가 보인다"라고 말을 잇지 못하다가 "(엄마가)좀 불쌍하다"고 털어놨다.
이날 신경숙 작가는 세 명의 MC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엄마'를 부르게 했다. 우리에게 큰 세상이었고, 미웠던 만큼 결국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엄마를. 신경숙은 우리 모두에게 엄마를 부탁했다.
[작가 신경숙(위), MC 이경규, 성유리, 김제동. 사진 = SBS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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