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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가수 출신 배우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데 능한 대중 엔터테이너의 끼가 노래와 연기를 넘나든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아이돌 출신 배우들은 연기력으로 뭇매를 맞아온 것도 사실이다. 뜨거운 팬덤으로 드라마 주연에 덜컥 발탁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연기력으로 데뷔작이 즉 은퇴작이 되기도 한다.
걸그룹 슈가 출신 황정음도 시작은 미약했다. 그룹을 탈퇴하고 첫 연기 도전에 나선 드라마 ‘루루공주’를 시작으로 ‘사랑하는 사람아’, ‘겨울새’ 등을 거쳤지만 연기력 논란으로 조기 하차라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녀는 반짝 빛내게 한 작품은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엽기 발랄한 매력을 발산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어 드라마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돈의 화신’ 등으로 작품마다 연기력을 더하며 20대 여배우로 성큼 성장했다.
그리고 최근 드라마 ‘비밀’을 통해 미친 연기력을 자랑하는 ‘눈물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극중 황정음이 맡은 강유정은 지고지순한 성품이지만 우여곡절도 눈물도 많은 가련한 여주인공이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철저하게 배신당하고 자신에게 복수의 칼을 가는 남자와 지독한 사랑에 빠지는 비운의 여성이다.
비극적인 상황이 계속 되면서 눈물 연기부터 분노, 오열, 자학, 격정, 동정 등 감정의 스펙트럼으로 요동치는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격한 감정 연기의 특성상 클로즈업된 얼굴 연기가 많은데 만배 공감을 일으키는 표정연기는 일품이다.
눈물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는 연기가 아닌 핏발이 서고 눈이 퉁퉁 붓고 코가 빨개지면서 전혀 예쁘지 않게 진짜 운다. 동공까지 연기한다고 동공 연기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순간 시청률 20%를 넘기는 ‘비밀’ 신드롬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런 미친 연기력의 비밀은 캐릭터에 미친 듯이 몰입하는 무한노력에 있다.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연습하는 그녀는 과거 좀 더 연습하기 위해 방송국 분장실에서 분장을 한 채 밤을 지새우던 과거도 있다. 천성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성품을 가진 그녀는 숱한 연기력 논란에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전진했다. ‘지붕킥’의 영광을 과감히 벗고 시대극, 주말극, 의학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 속으로 파고들어 캐릭터에 몰입하며 자신을 키워왔다. 그리고 그 결과 믿고 볼 수 있는 멜로의 여왕으로 화려하게 등극한 것이다. 종영을 앞둔 ‘비밀’의 결말도 궁금하지만, '비밀' 이후 황정음의 행보 또한 무척이나 기대된다.
[배우 황정음. 사진 = KBS 제공]
이승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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