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김시후 "힘들었던 베드신, 5시간동안 촬영" (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세상에는 수많은 소문이 존재한다. 영화 '소녀'는 이런 소문에 휩싸여 세상과 단절한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온갖 추악한 소문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은 소녀 해원(김윤혜), 친구의 이야기를 전한 것이 와전된 소문으로 퍼져 상처를 받은 소년 윤수(김시후)는 우연히 만나 운명적으로 이끌려 사랑을 한다.

신비와 도발을 오가는 비밀스러운 소녀 해원 역은 김윤혜가 맡아 말 그대로 신비스러운 매력을 뽐냈다. 여기에 그 소녀를 지켜주는 소년 윤수 역에는 김시후가 맡았다. 김시후는 영화 '써니'와 드라마 '사랑비'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얼굴을 내밀었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다.

김시후는 신비로운 이미지가 강한 배우다. 뭔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강한 트라우마가 있는 윤수와 닮은 구석이 많다. 김시후 역시 소문 때문에 피해를 보기도 했다. 신비주의 이미지 역시 당시 소문으로 인해 생긴 것이라고.

신비로운 소녀와 소년, 김윤혜와 김시후가 만나 탄생한 '소녀'는 타이틀만큼이나 신비로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새하얀 눈 위에 펼쳐진 소녀와 소년의 핏빛 로맨스는 두 사람 이미지와 잘 맞았다. 이 중 소년 윤수 역을 맡은 김시후를 만났다.

▲ 이하 김시후와 나눈 일문일답.

- '소녀'는 내면연기가 많았는데, 힘들진 않았나.

시나리오를 봤을 때, 또 윤수 캐릭터를 봤을 때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연기적으로 도전의식을 일으키는 부분이 많았다.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을 좋아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 '소녀'의 어떤 부분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묘한 미스터리와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그 속에 사회적으로 매시지를 담으려는 것 등이 좋았다. 장면 장면들이 그냥 보면 뜬금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다. 또 요즘에 있을법한 이야기였다. 현실성도 있어보였고, 이것을 보고나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질까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 윤수의 이미지와 본인의 외모가 잘 맞은 것 같다.

현장에서 일부러 하얗게 메이크업을 한 것이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내가 하얗게 한 게 아니라, 시골에 있는 아이들 역을 맡은 배우들을 어둡고 까맣게 만들었다. 현장에서는 몰랐는데, 메이크업을 지우고 만나니 새로울 정도였다.

- 윤수처럼 김시후라는 배우에게도 신비로운 이미지가 있다.

사실 의도치 않게 만들어진 이미지다. 그동안 사건사고가 많았고,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어떻게 하다 보니 신비주의가 됐다.

- '소녀'에서처럼 소문의 당사자가 된 것이 있는가.

의도치 않은 신비주의가 됐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19살과 20살 때 그런 일을 겪었다. 한참 활동 열심히 하고 있을 때, 배우 분들보다는 스태프와 매니저와 친하게 지냈다. 촬영 끝나고 사석에서 보기도 했다. 안 좋게 소문이 나더라. 있지도 않은 일이 소문으로 돌았고, 회사에 까지 들어갔다. 2년간 활동을 하지 못했다. 소문의 무서움도 알게 됐고, 좀 느꼈다.

- 상대배우 김윤혜와의 호흡은 어땠나.

연기를 떠나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연기 할 때는 호흡이 잘 맞았다. 김윤혜는 해원 역에 잘 어울렸고, 시나리오를 본 후 윤혜를 만났을 때, 그냥 그 소녀더라. 그 느낌을 받고 난 후 촬영을 해서인지, 초반에 친하진 않았지만, 연기 호흡은 잘 맞았다.

- 베드신이 있었는데.

베드신은 마지막 날 촬영을 했다. 그때는 그나마 대화도 주고받고 친밀도가 쌓였을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신은 정말 어렵다. 긴장을 많이 했고, 촬영을 하면서 어색해 질수도 있었다. 분위기를 어떻게 끌어가야 하나, 잠깐 쉬는 시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했다. 4시간에서 5시간정도 촬영을 한 것 같다. 감독님이 여러 각도에서 보고 싶어 했고, 여러 감정을 보고 싶어 하셨다.

- 가장 어려웠던 신은 무엇인가.

당연히 베드신이다. 베드신이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좀 강했다. 수위도 더 강했다. 수위를 낮췄고, 소녀와 소년의 긴장과 떨림을 담아냈다.

- '소녀'는 김시후에게 있어서 어떤 작품인가.

앞으로 배우생활을 함에 있어서 또 다른 시작점을 만들어준 작품이다. 정말 이 작품은 열정이 있고,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다. 촬영장에서 그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나 또한 열심히 했다. 생각보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보다 더 잘나온 느낌이 있다. 촬영은 한두 달 했는데 편집은 6개월을 했다. 감독님에게도 중요한 작품이었다. 나에게도 의미 있고 뜻 깊은 작품이었다.

[배우 김시후.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SM C&C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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