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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차수연은 데뷔 10년차가 된 올해 연극에 도전했다. 지난해 결혼한 그는 남편으로부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고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시작했다. 연극 '클로저'에서 안나 역을 맡아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차수연에게 결혼은 새로운 도전과 그에 따른 의외의 수확을 얻게 했다.
차수연은 최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를 끝낸 뒤 장르를 좀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 끝까지 연기를 하려고 했을 때 조금 부족한 부분들이 보였다"고 입을 열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든 차수연이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어떻게든 성장하고 싶었고 이는 곧 연기자 인생 자체에 대한 고민이 됐다. 이를 본 남편은 그녀에게 연극을 추천했다.
차수연은 지난해 11월 21일 판타지오 나병준 대표와 결혼했다. 그는 남편 나병준 대표와 8년 전 싸이더스에서 담당 팀장과 연예인으로 처음 만났다. 나병준 대표는 현재 하정우, 정경호, 김성수 등이 소속된 판타지오 대표로 있으며 매니저 사관학교, 드라마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 발을 넓히고 있다.
연예계에 정통한 남편을 만난 만큼 차수연은 결혼 후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됐다. 연극 '클로저' 역시 남편의 추천으로 출연하게 된 작품. 나병준 대표는 차수연에게 '클로저' 추민주 연출을 칭찬했고 차수연은 '얼마나 좋길래. 그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연극에 도전했다.
"사실 '클로저'에 대해 잘 몰라 감이 안 오더라. 영화가 있지만 똑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버겁다는 생각을 조금 했다. 하지만 드라마를 많이 하다보니 새로운 것들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조금 더 바라보고 싶었다."
결혼 후이기 때문에 연극 도전에 더 큰 용기가 생겼던 것도 사실이다. 남편과 함께 살며 어느 정도의 생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결혼 전처럼 겉모습에 치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배우로서 자신을 가꾸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제 무대 위에서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도 연기할 수 있게 됐다. 심적인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결혼하고나서 안정적인 느낌을 찾았다. 그 때 조금 더 다듬어서 도전해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무대가 무서웠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아이를 낳고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아이 낳기 전에 한 것이 다행이다. 아이 낳고 했으면 못 했을 것 같다. 연습도 늦게까지 하니까 남편 아침밥도 못 챙겨줄 정도로 피곤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들이 쌓이다보니 조금이라도 빨리 도전한게 다행인 것 같다."
쉽지 않았던 도전, 확실히 차수연에게 결혼은 많은 것들을 가져다 줬다. 배우라는 직업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남편의 응원도 그에게 용기를 줬다. 이는 남편이 '클로저'를 추천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클로저'에는 10초 키스신을 비롯 수위 높은 스킨십이 자주 등장한다. 이를 알면서도 추천해준 남편이니 차수연과 나병준 대표는 확실히 부부 그 이상이다.
차수연은 "남편이 지원을 많이 해준다. 사실 남편 입장에서 '클로저'를 봤을 때 좋은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것들을 과감하게 허락했고 공연 시작 후에도 7번 정도 봤다. '이런 부분은 너의 장점이다.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하나 하나 조언해준다"며 "어떤 남편이 아내의 키스신을 보고 싶겠나. 동생도 한 번 보더니 '매형 대단하다. 가족인 내가 봐도 좀 민망한데 매형은 어떻게 7번을 봤나. 감사해 하면서 살아라'라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우리 남편은 칭찬에 인색한 사람인데 이번엔 칭찬을 해줬다. '무대에서의 차수연은 내가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구나'라고 하더라. 무대에서 그렇게 예쁘고 빛이 난다고.(웃음) 남편한테 칭찬 받는게 제일 좋다. 처음 무대에 서고나서 남편에게 '이제까지 왜 연극이라는 매체에 대해 왜 몰랐을까'라고 했다. 내가 서보니 상상할 수 없는 느낌이 있더라. 맨날 같은 대사와 말을 뱉는데도 항상 다르고 어쩔 때는 힘들어도 무대 올라가면 또 다른 에너지, 느낌이 나온다. 이건 과연 뭘까. 내겐 연극이 힐링 같다."
처음엔 남편의 추천이었지만 이제 차수연은 연극 무대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10년차 배우지만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이 때문. 연기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성장했고 마음 속에 여유도 찾았다. '이제까지 참 뭐 했지'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무대에 서니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까지 얻었다. 채워지지 못한 부분을 계속해서 채워나가고자 하는 욕심도 생겼다.
차수연은 "이상한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하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연극 무대를 통해, '클로저'의 안나를 통해 좋은 기운을 얻고 있는 차수연에게서 확실히 좋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내 사랑도 중요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욕심을 어느 정도는 버렸다"면서도 "일과 가사를 병행할 것이다. 연기를 하면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고 말하며 열정을 내뿜었다.
한편 연극 '클로저'(연출 추민주)는 자유분방한 뉴욕 출신 스트리퍼 앨리스와 부고 기자이자 작가인 댄, 사랑 앞에 열정적인 피부과 의사 래리와 성숙한 아름다움을 지닌 포토그래퍼 안나 네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얽히고 설킨 네 사람의 관계 속에서 사랑의 다양한 감정들을 현실적이게 이야기 한다.
연극 '클로저'는 낯선 사람과의 낯선 사랑, 그 안에서 진짜 솔직한 우리의 사랑을 전한다. '클로저'는 1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배우 차수연. 사진 = 악어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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