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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가수 이적이 변태 감성에 고독을 담아 새 앨범을 완성했다.
이적은 13일 오후 서울 서래마을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적 정규 5집 앨범 ‘고독의 의미’ 음악감상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새 앨범에 대한 완성도를 강조했다. 싱글이나 미니 앨범을 발매할 수도 있었지만 ‘생애 마지막 정규앨범’이라는 생각으로 작업했다는 것이다.
우선 이적이 고민과 진지함은 타이틀곡에서부터 느껴진다. 이적은 첫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곡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에 대해 “거창한 곡은 아니다. 장식을 화려하게 하지 않았고 말하듯이 부르다가 약간 원망을 담아 하소연하는 느낌을 담았다”고 말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묵직하게 깔리는 피아노 사이로 이적의 목소리가 쓸쓸하게 흐르는 곡이다. 클래시컬한 멜로디가 아름다워 간명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극적으로 치닫게 한다. 특히 이적은 사랑하는 이에게 버려진 이의 상실감, 자책, 원망을 담은 가사를 쓰며 놀이공원에 버려진 아이의 얼굴을 떠올렸다고.
이적은 “다들 이 곡을 사랑 노래라고 생각하던데 난 ‘기아사건’을 떠올렸다. 과거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놀이공원에 두고 사라졌던 사건들을 신문이나 드라마 등을 접한 적이 있다. 철석같이 믿었는데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는 그런 절망감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이번 앨범 수록곡 10곡을 3월께 80% 이상 마무리했다. 그때 지인들에게 곡들을 들려줬는데 다들 만장일치로 이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타이틀곡으로 추천했다. 나도 좋아하는 곡이긴 하지만 요즘 음악시장에서는 어떤 반응을 얻을지 모르겠다. 빠르게 돌아가는 업계에서 이런 곡이 들어가는 게 부자연스러울 수 있겠다. 그래도 내 정서를 잘 전달하는 곡이 타이틀곡이 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이번 앨범에서 눈길을 끄는 곡은 바로 선공개곡 ‘비포 선라이즈’다. 이적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는 ‘비포 선라이즈’의 느낌을 담은 곡으로 언젠가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이 서로를 못내 그리워하지만 현재 함께할 수 없음을 애타게 노래한다.
성숙한 감성을 담은 독특한 듀엣곡으로 남자 키의 노래에 합류해 초고음을 쏟아내는 정인의 보컬 역시 놀랍다. 이적과 정인이 노래를 주고 받가 함께 섞이는 3절에서는 에너지가 절정에 이른다.
특히 ‘그 밤 일은 자꾸 생각하지 말아요’, ‘우린 취했고 그 밤은 참 길었죠’, ‘실끝 하나로 커다란 외툴 풀어내듯 자연스러웠던 걸 우린 알고 있어요’등의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듯한 가사가 귀를 사로잡는다. 그간 유희열과 함께 변태 뮤지션이라는 애칭을 받았던 이적의 이미지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곡이다.
이와 관련해 이적은 “성숙한 감성의 듀엣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직장 동료들끼리 노래방에서 이 곡을 불렀다간 오해받기 쉽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적은 그간 음산하고 우울한 듀엣만을 해왔다고 털어놓으며 “‘비포 선라이즈’는 일반적인 팝듀엣 곡이지만 가사에 내 변태적인 성향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또 “가사가 아슬아슬하고 어덜트하다. 그러나 누가 ‘너무 야한 것 아닙니까’라고 따진다면 ‘야하다면 야하고, 애틋하게 들으면 애틋하다’고 소개하겠다. 장난식으로 풀면 위험할 수 있는 가사지만 진지한 곡이기 때문에 한발짝 더 나갈 수 있었다. 가사의 폭은 점점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어른들이 들을 수 있는 노래도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처럼 이적은 이번 5집 정규 앨범에 자신의 신념과 소신, 의지, 욕심을 모두 담았다. 이적은 “또래 뮤지션들끼리 만나면 종종 ‘정규앨범을 낼것이냐, 싱글을 낼것이냐’ 등을 고민한다. 이번앨범을 내면서도 많이 바뀐 이 환경에서 어떻게 효율적일고 합리적일까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그런데 긴 호흡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의 형식의 정규앨범을 고집하는게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규앨범은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했다. 그런 의미에서 혹시라도 진짜 마지막이 된다면 폼나게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2009년 9월 4집 앨범 '사랑'을 발표한 이후 3년 여 만에 발표되는 이적 5집 앨범은 선후배 뮤지션들이 ‘이적 커리어상 최고의 앨범’이라는 찬사를 보낸 만큼 이번 앨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5집 앨범 기념 콘서트를 12월 6일~7일 양일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연다.
[가수 이적. 사진 = 뮤직팜 제공]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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