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솔직히 황당하죠.”
부산 KT의 올 시즌 선전 원동력 중 하나는 단연 외국인선수 앤서니 리차드슨이다. 리차드슨은 올 시즌 13경기서 19.3점 5.2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체격은 호리호리하지만, 경기당 1.9개의 3점슛을 작렬해 리그 6위다. 성공률도 47.2%로 8위다. 골밑이 강하지 않은 KT로선 리차드슨의 시즌 초반 활약이 매우 고무적이다. 조성민과 리차드슨 원투펀치는 14일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 직전까지 8승5패로 4위를 달린 KT의 자랑거리다.
그런 리차드슨이 지난 10일 SK와의 홈 경기 이후 선수단을 이탈했다. 14일 오리온스와의 고양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전창진 감독은 “나흘째 연습에 안 나왔다. 토요일 경기(LG전)까지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라고 했다. 리차드슨이 어디가 아파서 게임에 못 나오는 게 아니다. 바로 아내가 아이를 출산했기 때문이다. 리차드슨의 아내는 지난 11일 분당 서울대 병원에서 조기 출산했다.
리차드슨은 아내가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곧바로 숙소를 이탈해 아내 곁으로 달려갔다. 조기 출산이라고 한다. 사실 시즌 내내 합숙을 하는 국내 농구관행상 정말 큰 대소사가 아니라면 시즌 중 팀을 이탈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미국에선 개인주의와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발달한 터라 리차드슨의 팀 이탈이 전혀 놀랍진 않다. 메이저리그나 NBA에선 출산휴가가 있다.
전 감독이 리차드슨의 행동에 어이없어 하는 건 다른 이유가 있다. “미국에 간 게 아니라니까. 한국에 있어요”라고 했다. 알고 보니 리차드슨의 아내는 한국에 있는 상태라고 한다. 아이도 한국에서 낳았다고 한다. 결국 KT의 숙소인 수원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리차드슨도 아내,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이다.
전 감독은 리차드슨이 미국으로 출국한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 아내가 아이를 낳은 마당에 훈련까지 빠질 이유는 없다고 본다. 전 감독은 “솔직히 황당하다. 자기는 무조건 가족을 지켜야 한다고 하더라. 예전에도 가족을 지켜야 한다면서 팀 훈련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래도 그땐 경기엔 나왔었는데”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일단 리차드슨은 16일 LG와의 홈 경기까지 결장이 확정됐다. 결국 KT로선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입은 채 2경기를 치르게 됐다. 리차드슨이 빠진 KT는 당장 이날 오리온스에 덜미를 잡혀 2연패에 빠졌다. SK, 모비스, LG를 바짝 추격해야 하는 입장에서 전 감독만 속을 태우고 있다.
[전창진 감독.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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