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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혀 설(舌)자에 싸울 전(戰)자, ‘썰전’. 말 그대로 혀들의 전쟁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이하 ‘썰전’)은 이 제목이 딱 어울리는 방송이다. 1부 ‘하드코어 뉴스깨기’에서는 여야를 대변하는 정치인들이 출연해 정치, 사회 전반에 관한 뒷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2부 ‘예능심판자’에서는 현업에 종사하는 연예인들이 출연해 연예계 산업 전반에 관해 다양한 관점을 들이대며 격렬하게 토론한다. 쉴 새 없이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과정은 걸출한 입담들이 모인 전쟁터를 연상케 할 정도로 정신없지만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머릿속엔 무언가가 꽉 들어찬 느낌이 든다.
‘썰전’의 김수아 PD는 “사람들은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면서 정치나 뉴스, 예능프로그램, 드라마, 연예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걸 토크쇼에 녹여보고자 했다”고 ‘썰전’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토크쇼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분야의 토크쇼를 하고 싶었다. 연예인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분야의 토크쇼를 해보자는 게 우리의 주제였다”고 덧붙였다.
김 PD의 말처럼 ‘썰전’의 포맷은 그동안 천편일률적이었던 연예인 토크쇼나 시사프로그램과는 시작부터 그 궤부터 달리한다. 기존 정치 토론회가 서로의 성향을 드러내며 격렬하게 싸우는 쪽이라면 ‘썰전’의 1부 ‘하드코어 뉴스깨기’는 여야가 대립할 때는 날을 세우지만 금세 또 서로 대화를 통해 합의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박을 깨면서 코믹하면서도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것 또한 기존 시사프로그램과 다른 점이다.
“초반에 우리가 시사프로그램인 것처럼 주목받는 게 부담스러웠다.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으니까. 우리 제작진은 다 예능 쪽 사람들이고 시사라는 생각은 아예 안 하고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 출연진을 섭외할 때도 보도국에 물어봤더니 이런 섭외는 말도 안 된다고 하더라. 무조건 토론을 할 때는 급을 맞춰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초선은 초선이랑, 재선은 재선이랑, 그냥 그런 룰이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는 이 사람, 저 사람 찔러보고 만나보고 재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섭외 요청을 한 것이다. 그런 시작점 자체가 우리 프로그램이 시사라는 틀과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바닥부터 던지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게 많다. 예를 들어 ‘전당대회’를 주제라고 한다면 김구라 씨가 ‘전당대회가 뭡니까’하는 질문부터 시작하는 거다. 가끔 김구라 씨가 ‘이런 것까지 설명해야 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우리 프로그램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주부들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이 이슈에 관심은 있지만 몰라서 못 보게 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게 목표다.”
“기계적인 중립을 유지하려는 것은 아니다. 두 분(강용석, 이철희)의 이야기를 듣고 그 생각을 잘 표현하려고 하다보면 한 쪽으로 기울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일부러 중립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설득력이 있는 두 분의 이야기를 다 보여주면 두 가지가 동시에 있다는 것만으로 기울어보이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출연자가 비논리적으로 보일 수 있게 감정적으로 나가거나 하는 부분은 보호 차원에서 편집을 하기도 한다. 그래야 더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김 PD는 ‘썰전’의 강점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는 지점이 있는 것”을 꼽았다. 여당 측을 대변하는 입장에 서서 새누리당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강용석이나 야당 측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민주당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이철희 소장의 모습이 ‘썰전’이 오래갈 수 있는 재미요소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론 두 분이 싸우는 모습도 재미있게 보이지만 사실 그런 프로그램들은 굉장히 많지 않나. 우리 프로그램에는 합리적인 30~40대 어른들이 한발 옆으로 나와 객관적으로 그 문제를 바라보고 합의에 도달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우리들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썰전’의 2부 ‘예능심판자’에 관한 김수아 PD의 인터뷰는 두 번째에서 이어집니다.
[‘썰전’. 사진 = JTBC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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