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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화려함 속에 아기자기한 사랑이 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은 1929년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해 네 남녀의 사랑 등을 다룬 작품이다. 도박이 전부인 남자 스카이와 선교가 전부인 여자 사라, 철없는 남자 네이슨과 그런 네이슨을 14년간 기다리는 순정파 아들레이드의 사랑을 그린다.
'아가씨와 건달들'은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화려함 그 자체다. 이야기 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도 확실히 신경 쓴 모습이 역력하다. 고층 빌딩, 쿠바 하바나 등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무대는 보는 재미를 더하고 무대 뒤에 자리 잡은 오케스트라는 가히 오감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인물 하나 하나 비주얼에도 제대로 힘을 줬다. 수트로 멋을 낸 스카이와 네이슨, 건달들의 모습은 귀여운 마초들의 섹시미까지 느끼게 한다. 아들레이드의 때론 화려하고 때론 귀여운 의상 역시 매 장면 포인트가 된다. 그 속에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내뿜는 사라 역시 비주얼에 한 몫 한다.
도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큼 도박판의 화려함도 존재한다. 특히 건달들 역을 맡은 앙상블들의 호흡은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파워풀한 댄스는 물론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무대를 꽉 채우고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네 남녀의 사랑은 또 아기자기하다. 화려하고 거창한 사랑이 아닌 보통 남녀의 사랑을 그대로 그리기 때문.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스카이와 사라, 약혼만 한 채 14년간 결혼은 하지 않는 오래된 연인 네이슨과 아들레이드의 이야기는 의외로 현실적이다.
특히 노처녀의 서글픔을 노래하는 아들레이드와 그런 그녀에게서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네이슨의 이야기는 웃음과 함께 오래된 연인들에게 공감을 준다. 여기에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여리고 순정녀가 따로 없는 아들레이드 역 신영숙, 구원영은 귀여운 매력이 돋보이는 연기와 함께 속이 뻥 뚫리는 가창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능글맞은 네이슨의 매력을 100% 발산하는 박준규와 연하남으로 분해 '누나'를 노래하는 이율의 매력은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김다현, 류수영, 송원근의 스카이 역시 대놓고 멋있어 여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수트를 빼입고 중절모를 쓴, 어딘가 어두우면서도 자유분방하고 매너 있는 스카이의 매력이 여심을 흔든 것. 그를 사랑하는 사라 역 김지우, 이하늬 역시 사랑스러움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는 듯, 그에 걸맞은 연기를 선보인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은 화려한 볼거리 속에 아기자기한 사랑 이야기로 공감을 주고 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은 2014년 1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BBC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아가씨와 건달들' 공연 이미지. 사진 = CJ E&M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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