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두싸움이 흥미진진하다.
올 시즌에도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가 2강을 형성했다. 16일엔 울산에서 2라운드 맞대결이 열렸다. SK의 맞대결 2연승. SK는 1.5경기 차로 모비스를 떨어뜨렸다. 모비스는 3위 LG에 1경기 차로 쫓기는 입장이지만 쉽게 선두권에서 이탈할 전력은 아니다. 선두 SK 역시 지난해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모습. LG가 태풍의 핵이지만 SK와 모비스가 틈을 내주지 않는 형국이다.
SK와 모비스는 지난 시즌에도 선두다툼을 벌였고 챔피언결정전서도 만났다. 긴장 모드는 올 시즌에도 이어진다. 1,2라운드 격돌 모두 2점, 1점차 승부였다. 모두 SK가 이겼지만, 두 팀의 근본적인 전력 차는 없다. 확실히 SK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4연패 이후 모비스만 만나면 더욱 승부욕을 불태운다.
▲ 업그레이드 SK, 변기훈-박승리 존재감
SK의 위기관리능력이 좋아진 느낌이다. SK는 올 시즌 초반 김민수와 박상오가 부상으로 연이어 결장했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선형과 최부경, 헤인즈가 건재한 가운데 변기훈이 SK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성장했다. 3점슛이 대단히 좋아졌다. 41.3%의 성공률에 경기당 2.5개 작렬. 변기훈은 16일 맞대결서도 3점슛 4개 포함 22점을 몰아쳤다. 변기훈의 외곽슛은 골밑 집중 수비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최근엔 박승리도 쏠쏠하게 활용된다. 문경은 감독을 만나서 기존 스타일을 버렸다. 전문 수비수로 봐도 될 정도로 수비력이 좋다. 공격 가담 욕심을 버리고 상대 에이스를 집중 마크한다. 한국농구 특유의 근성을 장착한 결과다. 조직적 수비 이해도는 살짝 떨어져도 어지간한 국내 선수들 중에서도 수준급 1대1 수비력이다. 사실 국내 경험이 처음인 걸 감안하면 놀라운 부분이다.
SK는 기본적으로 올 시즌 김선형과 코트니 심스의 2대2 공격이 살아났다. 김선형과 헤인즈의 2대2 공격 동선과는 살짝 다르다. 아직 상대가 확실히 막지 못한다. 여기에 3-2지역방어에서 상대 에이스를 집중적으로 묶는 미세한 움직임이 더 좋아졌다. 특유의 빠른 트렌지션은 여전한 강점. 모비스가 아직까진 이런 점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또 달라진 SK는 확실히 공수옵션이 늘어났다. 김민수와 박상오가 정상 가동되면서 점점 껄끄러운 팀으로 진화하고 있다.
▲ 대응하는 모비스, 여전히 고민되는 가드진
유재학 감독은 상대 전술변화에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대처하는 사령탑이다. 유 감독은 SK에 2차례 모두 패배했으나 표정변화가 없었다. 2경기 모두 2점, 1점차 패배라 전력 자체가 밀리는 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서 김선형-헤인즈의 동선을 완벽 봉쇄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모비스는 진화 중인 SK를 잡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거듭 중이다. 일단 문태영과 함지훈 공존 문제에 대한 해답은 거의 풀린 느낌이다. 공 흐름이 뻑뻑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최근 유 감독은 신인 이대성을 잘 활용하고 있다. 이대성이 미국 농구를 맛봤다고 해도 중앙대 시절까지 한국농구를 접했기 때문에 유 감독 특유의 조직농구에 대한 적응에 의외로 어려워하지 않는다. 시즌 초반 겉멋든 패스를 하다 호되게 혼도 났지만, 공수에서 양동근을 제법 잘 뒷받침하고 있다. 외곽슛과 돌파 능력을 두루 갖췄다. 다만 경기조율 능력에선 아무래도 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는 김시래의 빈자리와 연관된다. 지난 시즌엔 김시래가 양동근을 확실히 뒷받침하면서 경기조율을 하자 양동근의 활동반경이 넓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양동근이 다시 득점, 경기운영을 모두 해야 하니 체력적으로 피곤하다. 양동근의 대체자, 백업가드가 빈약하다. 이대성의 성장도 아직은 장담할 수 없는 부분. 벤슨과 라틀리프도 약간의 기복이 있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모비스는 SK와는 달리 공수 옵션이 늘어나지 않았다. 올 시즌 SK에 고전 중인 원인이다. 하지만, 유 감독 특성상 결국 경기를 거듭하면서 전략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 물러설 팀은 아니다.
▲ 최부경과 양동근의 부상
중대변수가 발생했다. 16일 맞대결서 최부경과 양동근이 나란히 부상을 입었다. 최부경은 경기 초반 발목부상으로 이탈한 뒤 코트에 돌아오지 못했다. 양동근 역시 경기 막판 속공 레이업슛을 시도하다 주희정의 발을 밟고 발목이 돌아갔다. 최부경과 양동근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공백이 오래 간다면 SK와 모비스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SK에 최부경은 높이의 절대요소다. 공격 성향이 강한 헤인즈와 심스 사이에서 묵묵히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상대 4~5번도 우직하게 막는다. 모비스에선 당연히 함지훈과 매치업된다. 최부경이 물러나자 모비스는 함지훈을 빼고 가드진을 강화해 스몰라인업으로 SK에 맞섰다. 그러나 모비스 역시 양동근이 이탈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모비스는 확실한 2번 자원 없이 양동근이 일당 백 역할을 했으나 양동근의 이탈로 한계에 도달했다.
아무래도 백업 멤버가 SK보다 살짝 빈약한 모비스가 타격이 좀 더 크다. 부상에서 회복된 이지원, 박구영, 전준범 등이 좀 더 힘을 내줘야 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코트에 들어오면 기본적인 자기 역할이 있는 상황에서 양동근의 몫까지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최부경과 양동근의 부상으로 SK와 모비스 모두 주춤하다면 LG의 대도약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럴 경우 선두경쟁이 완전히 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모비스-SK전 모습(위), 모비스 이대성(중간), SK 최부경(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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