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시장 2라운드가 시작됐다.
FA 시장 1라운드가 끝났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FA와 원 소속구단의 독점 우선협상이 진행됐다. FA를 신청한 16명 중 9명이 원소속구단과 계약을 맺었고, 7명이 타 구단과 접촉 가능한 외부 FA 시장에 나왔다. 이들은 17일부터 23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타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후엔 내년 1월 15일까지 전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 가능하다. 그 이후엔 FA 자격을 잃은 채 전 구단을 상대로 협상해 일반적인 단년 계약을 맺어야 한다.
FA 1라운드 결과 9개구단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삼성, 롯데, 한화는 내부 FA들을 모두 잔류시켰다. 그러나 LG는 FA 3명 중 2명을 잔류시킨 반면 이대형을 외부 FA시장에 보냈다. SK와 KIA도 외부 FA 시장에 정근우와 이용규를 보냈다. 결국 한화가 17일 곧바로 정근우와 이용규를 잡아냈다. 가장 피해가 큰 팀은 두산이다. 이종욱, 최준석, 손시헌 등 FA 3명을 모두 잃었다.
▲ 한 발 빠른 한화, 외부 FA 시장의 승자
외부 FA 시장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 팀은 한화와 NC였다. 두 팀은 올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화는 지난해 류현진 포스팅 금액을 FA 시장에 풀려고 했으나 한 발 늦은 대응으로 고스란히 내부 금고에 넣어뒀다. 결국 최하위에 그치면서 이번 FA 시장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17일 새벽 이용규와 정근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용규와 정근우는 테이블세터 요원이다. 한화는 김태균, 최진행 등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묵직하다. 여기에 외국인타자 1명을 거포로 채우면 클린업트리오가 완성된다. 이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고 연결해줄 선수들이 바로 이용규와 정근우다. 두 사람은 수비와 주력도 좋다. 한화엔 영양가 만점 유형의 선수들이다. 한화는 9~16명이 FA를 신청할 경우 외부 FA를 2명까지 영입할 수 있다는 원칙에 의거해 곧바로 FA 시장에서 철수하고 내년 준비에 들어간다. 국내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보상선수를 내줘도 전력 출혈이 사실상 없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 최대 수혜자다.
▲ 마지막 혜택 누릴 NC의 전략은
NC는 이번 스토브리그까지 신생팀 지원 혜택을 받는다. FA 신청자 수에 관계없이 외부 FA를 3명 영입 가능하다. 보상선수 대신 보상금만 지원하면 된다. 외국인선수도 내년엔 4명 보유 3명 출전이 가능하다. NC는 올 시즌 예상 외로 선전했으나 신생팀의 한계는 분명했다. 한편으로 지난해 FA 시장에서 이호준 영입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NC는 이번에도 외부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100%다. 전력을 더 끌어올리면 4강 도전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용규와 정근우가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남은 FA는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등 두산 출신 3인방과 이대형이다. 네 사람 모두 NC에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들이다. NC는 아무래도 내, 외야 수비력 보강과 함께 김종호와 짝을 이룰 테이블세터가 필요하다. 이종욱과 손시헌이 저절로 떠오를 법하다. 귀해진 우타 거포 최준석도 군침 도는 자원이다.
NC에 김경문 감독이 있다는 것도 변수다. 김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이들 3인방을 직접 발탁하고 키워냈다. 누구보다도 두산 출신 3인방을 잘 안다. 한화도 정근우와 이용규를 데려오면서 김응용 감독이 직접 연락을 취해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넸다고 한다. NC도 경우와 상황에 따라서 김 감독이 직접 나설 수도 있다.
▲ 집토끼 잃은 팀들의 2라운드는
FA 1라운드서 가장 피해를 본 팀은 두산이다. 두산은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을 모두 잃을 처지에 놓였다. 전통적으로 두산은 외부 FA 시장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삼성과 함께 내부 육성을 우선시 한 팀이 두산이다. 지난해 홍성흔을 외부 FA시장에서 데려왔으나 어차피 홍성흔은 두산이 친정이었다.
두산은 야수층만 놓고 보면 삼성보다도 낫다는 게 지난 한국시리즈서 입증됐다. 이들 3명을 동시에 잃어도 당장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주전급 야수 3명의 공백은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확실하게 드러나게 돼 있다. 늘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두산이 외부 FA 시장에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상황이 묘하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한화로 가면서 두산이 영입할 수 있는 외부 FA는 이대형이 유일하다. 하지만, 두산엔 이대형 같은 유형의 선수가 즐비하다.
SK, KIA도 톱타자감을 잃었다. 상황에 따라서 이종욱과 이대형에게 관심을 가질 법하다. 12년만에 가을야구에 성공한 LG 역시 묵직한 한방이 있는 최준석 영입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강민호를 포함해 집토끼를 모두 잡은 롯데가 변수다. 올 시즌 화력이 약했던 롯데는 한 방이 있는 최준석 영입에도 나설 수 있다. 더구나 최준석의 친정은 롯데다.
한편, 집토끼를 모두 잡은 삼성은 일찌감치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FA 신청자가 없었던 넥센도 외부 FA 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진 않다. 결국 FA가 절실한 NC에 집토끼를 잃은 몇몇 구단이 달라붙어 경쟁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일단 정근우와 이용규는 발 빠르게 움직인 한화의 품에 안겼다. 남은 외부 FA는 4명. 승자는 누구일까.
[이종욱과 손시헌(위), 최준석(가운데), 이대형(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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