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2014 시즌 KIA 타이거즈의 테이블세터는 이용규-김주찬이 아닌 이대형-김주찬, 혹은 김주찬-이대형이 된다. 이대형은 지난 17일 고향팀 KIA와 4년간 총액 24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원, 옵션 2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신축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외야를 책임지게 됐다.
KIA가 4년 총액 24억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으로 이대형을 잡은 것은 이용규를 놓친 뒤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용규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로 시장에는 이종욱과 이대형이 있었지만, NC가 발빠르게 이종욱을 선점했고, KIA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선수가 이대형 뿐이었다.
KIA가 자신을 선택하며 이대형은 김주찬과 함께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하게 됐다. 지난해 부상으로 47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김주찬과 13도루를 하는 동안 9번이나 실패를 경험한 이대형의 조합이 어떤 결과를 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화려한 시절이 있었다.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없는 두 선수가 가장 많은 도루를 해낸 해는 지난 2010년이었다. 이대형이 도루왕을 차지한 이 해에 둘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도루왕 경쟁을 펼쳤다. 요즘과 달리 당시에는 도루왕의 기준이 60개 이상이었다.
2010 시즌 당시 '슈퍼소닉' 이대형(LG)이 도루왕을 향해 내달리는 가운데 '폭주기관차' 김주찬(롯데)은 이대형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주찬은 65도루로 시즌을 마감했고, 도루 1개가 앞선 이대형이 타이틀을 가져갔다. 둘의 도루를 합산하면 131개에 달했다.
각자 타격에 있어 가장 좋았던 시즌이 2010년은 아니지만, 둘의 성적을 합산했을 때 테이블세터 조합으로 가장 위력적인 시즌은 2010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형은 타율이 .261에 그쳤지만, 볼넷을 58개나 얻었다. 이대형의 한 시즌 최다 볼넷 기록이다.
초구를 좋아하는 김주찬은 볼넷이 31개로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기록 중에서는 2번째로 좋았다. 또한 김주찬은 이 시즌에 홈런을 9개나 때렸는데,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는 김주찬에게는 9홈런이 한 시즌 최다 홈런이다. 당시 김주찬은 베이스 위에서 가장 위협적인 주자인 동시에 한 방을 갖춘 1번이었다.
이들이 2014 KIA 타선에서 만나 2010년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KIA는 이용규의 공백을 최대한 덜 느낄 수 있다. 100도루를 합작하기는 쉽지 않지만, 출루율만 뒷받침된다면 80도루 정도는 여전히 가능하다. 김주찬은 지난해 47경기만 뛰면서도 도루를 23개나 성공시켰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올해의 전철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김주찬은 데뷔 이래 출장 경기수가 가장 적었다. .304의 타율과 23도루는 좋았지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팀에 큰 도움이 될 수는 없었다. 이번 시즌 타율 .237, 13도루를 올린 이대형은 실패가 9차례나 있어 도루 성공률이 59.1%에 그쳤다. 데뷔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이대형(위)-김주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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