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동근이 쓰러졌다. 모비스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모비스 양동근은 지난 16일 SK와의 홈 경기서 속공 레이업슛을 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주희정의 발을 밟고 쓰러졌다. 오른쪽 발에 부상했다. 유재학 감독은 17일 방송 인터뷰서 “발 뒤꿈치가 부었고 약 1달가량 결장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양동근 없는 모비스.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양동근 없이 장기간 버텨내야 하는 게 모비스의 현실이다.
모비스는 17일 LG에 덜미를 잡혀 2연패에 빠졌다. LG에 공동 2위를 허용했고 선두 SK엔 2경기 차로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양동근 공백 해법마저 찾아야 한다. 유 감독은 LG전서 이대성, 김종근, 박구영, 이지원 등을 고루 기용했으나 김시래 1명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누가 투입 돼도 양동근의 아우라엔 미치지 못했다.
▲ 이대성이 대안일까
LG전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신인 이대성이었다. 이대성은 30분간 12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지에 나타난 결과 이상으로 움직임과 활동량이 많았다. 유 감독은 “감각은 타고 났다”라고 극찬을 했었는데, 조금씩 그 잠재력을 발산하고 있다. 드리블, 패스, 외곽슛, 돌파 모두 수준급이다. 신인치고는 대단한 활약이었다. 유 감독은 당분간 이대성의 기용 시간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대성은 김시래를 확실하게 막아서진 못했다. 이대성의 수비력이 딱히 떨어지진 않았다. 김시래의 활약이 워낙 좋았다. 그래도 이런 부분은 유 감독 특유의 섬세한 지시로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이대성은 중앙대 시절부터 패싱센스가 괜찮았다. 7개의 어시스트 역시 고무적이었다. 빅맨들과의 호흡은 괜찮았다. 다만, 조직적인 수비 가담에선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김시래로부터 파생되는 2대2 공격을 옳게 제어하지 못했다. 사실 공수에서 톱니바퀴 돌아가듯 움직이는 양동근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상대 압박수비 대처능력과 위기관리능력이 아직 검증되진 않았다.
결국 이대성에게 부족한 부분을 나머지 가드들이 돌아가면서 메우는 형식이 될 것이다. 당분간 1,2번 포지션의 구분도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다만, 상대팀과 매치업에 따라 출장시간 배분은 달라질 수 있다. 이대성 대신 이지원, 박구영, 경우에 따라서 박종천과 천대현의 출장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모비스는 당분간 선두 공략보단 상위권 지키기에 힘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다.
▲ 2012-2013시즌의 교훈
모비스는 올 시즌 양동근 백업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었다. 김시래의 이적으로 양동근이 부담해야 할 몫이 커졌다. 유 감독은 김종근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가 사실상 접었다. 이런 상황에서 양동근마저 빠졌다. 유 감독은 가드진 운용의 세부적인 원칙을 다시 정해야 한다. 모비스가 당분간 혼란을 겪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함지훈과 문태영의 동선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골밑 공격 성향이 강한 두 사람이 외국인선수들과 활동반경이 겹쳐 내, 외곽 볼 흐름이 뻑뻑해졌다. 하지만, 유 감독은 두 사람을 최대한 외곽으로 끌어내는 변화, 혹은 함지훈의 적절한 교체 투입으로 문제점을 극복했다. 거기서 파생되는 공격옵션을 만들었고 수비 조직력도 재정비했다. 시즌 막판 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상대팀들은 시즌 막판 강해진 모비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2~3라운드가 되면 감독들은 공수 패턴을 싹 바꾼다. 상대가 파악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모비스에는 기회다. 이미 SK, LG는 양동근을 중심으로 한 공격 패턴에 익숙하다. 그러나 이대성이나 다른 가드들의 벌떼농구엔 상대적으로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또 다른 무기라는 의미. 지금이 모비스 농구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시기다.
▲ 장기적으로는 손해 아니다
유 감독은 양동근 없는 현 시점에서 다른 가드들과 문태영, 혹은 함지훈이나 벤슨 등을 활용하는 다양한 패턴플레이 발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철저한 시뮬레이션에 따라 고정된 역할을 부여하는 게 유 감독 스타일이다. 비록 양동근이 있을 때보다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공격 옵션 자체는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2라운드 중반. 유도훈 감독 말대로 어차피 공수패턴을 바꿀 시기인데다 6라운드까지 적응할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더구나 모비스의 궁극적 목표는 정규시즌보단 포스트시즌, 특히 챔피언결정전 2연패다. 큰 목표를 위해서라면 지금이 오히려 기회다. 어차피 모비스는 양동근 의존도를 줄이는 게 필요했다.
양동근이 빠진 건 모비스엔 큰 충격이다. 확실히 안정감에서 차이가 있다. 모비스가 당장 흔들릴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만수’ 유재학 감독이 아니다. 모비스는 지난해처럼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역량이 있는 팀이다. 때문에 양동근이 빠졌다고 해서 상위권 경쟁구도를 쉽게 점칠 수는 없다.
[양동근(위), 이대성(가운데), 모비스 벤치(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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