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외부 FA들이 속속 새 둥지를 찾는다.
FA와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이 막을 내렸다. 17일부터는 타 구단과의 협상이 시작됐다. 한화, NC, KIA가 재빨리 움직여 5명의 FA를 데려갔다. 시장에 남아있는 FA는 최준석 단 1명. 최준석이 새 둥지를 찾으면 FA 시장은 폐장한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외부 FA를 영입한 팀들은 후속 정비 작업이 더 중요하다.
특히 이번 스토브리그에선 할 일이 많다. 일단 22일에 2차드래프트가 시행된다. 25일은 외국인선수 재계약 의사 통지 마감일이고 30일에 9개구단 보류선수명단이 발표된다. 그 사이 외부 FA를 영입한 구단들은 원 소속구단에 보상선수 혹은 보상금을 주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KBO는 일단 2차드래프트가 마감되기 전엔 트레이드 및 방출 등의 자제를 권고한 상황. 그러나 FA 이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선수이동 및 선수단 정비 작업이 개시될 전망이다.
▲ FA 보상선수, 2차 드래프트… 후속 트레이드 가능성
22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는 2011년에 이어 2년만에 다시 열린다. 이번엔 10구단 KT도 참가한다. 이미 각 구단은 지난 12일 4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KBO에 제출했다. 구단들은 보호선수 및 군보류 선수, FA 신청선수를 제외한 선수 중 총 3명을 영입할 수 있다. 10구단 KT부터 성적 역순으로 선수를 선발하고, KT는 3라운드 이후 추가로 5명을 더 뽑는다.
그 사이 외부 FA를 영입한 한화, NC, KIA는 KBO 총재 승인이 떨어지면 3일 내에 원 소속구단인 KIA, SK, 두산, LG에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제출한다. 2차드래프트와 마찬가지로 FA 영입선수, 군 보류선수는 제외한다. KIA, SK, 두산, LG는 직전 시즌 연봉 200%와 구단이 정한 20명 보호선수 이외의 1명을 택할 것이다. 물론 직전 시즌 연봉 300%만으로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일단 KBO는 혼선을 막기 위해 22일 2차드래프트 이후 FA 보상선수 교환을 유도할 것이다. 2차드래프트에서 각 팀들은 전력을 보강하면서도 동시에 전력을 잃는 포지션도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것이 FA 보상선수 지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 구단의 전력이 FA, FA 보상, 2차드래프트 등으로 요동칠 수 있다. 그 사이 구단들은 30일 6~70명 가량의 내년 보류선수명단을 발표해 방출자를 가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후속 트레이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전력 변화가 심한 스토브리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팀 케미스트리 재정비
FA 인플레이션이 극대화된 시장 흐름. 거액을 받고 새로운 팀에 입단한 FA들은 기본적으로 부담감이 막대하다. 거액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욕은 욕대로 먹고, 스트레스도 엄청나게 받는다. 때문에 코칭스태프, 주변 동료의 도움도 필요하다. 물론 한국 사회는 한, 두 다리 건너면 선, 후배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촘촘한 연줄로 얽혀있다. 이적이 별 것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새 팀으로 옮기는 선수는 새로운 팀이 낯설다. 9개구단의 분위기는 미묘하게 조금씩 다르다. 심지어 세부적인 선수단 내규도 조금씩 다르다. 당연히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 속에서 새롭게 입단하는 선수가 겉돌 수도 있다. 특히 거액을 받고 들어온 FA와 연봉을 적게 받는 선수들 사이에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 거액의 FA는 아무래도 주전으로 중용되게 돼 있다. 그들에게 밀려나는 기존 주전들의 상실감도 분명히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이상하게 팀과 안 맞는 선수는 매년 발생한다. 1+1=2라는 공식이 야구단에선 적용되지 않을 때가 있다.
한 야구인은 “프로는 실력이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라면서도 “기존 선수와 이적생 사이엔 때로는 미묘한 틈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는 곧 팀 케미스트리와 연관된다. 조화가 살짝 부족한 팀은 FA 효과가 생각만큼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보상선수,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야구단도 하나의 사회다. 선수들, 코칭스태프들이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해야 팀 케미스트리가 강해진다. 분위기가 좋은 팀, 어떤 상황에서도 잘 뭉쳐서 일어나는 팀이 강팀이다. 일방적으로 주입하고 군기를 잡는 8~90년대와 지금은 다르다. 이 야구인은 “선수단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새롭게 입단하는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서로 배려를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FA 시장에서 거물급 선수 1명을 영입하는 것보다 어쩌면 팀 케미스트리를 살리는 게 더 어렵고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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