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특급 신인투수의 실종. 원인은 무엇일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은 한화 이글스 입단 첫 해인 2006년 신인왕과 MVP를 거머쥐었다. 우리 시대의 마지막 괴물 신인이었다. 이후 2008년부터는 중고 신인들이 모두 신인왕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산하 야구발전실행위원회에서 신인지명투수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를 토대로 특급 신인투수의 실종 원인을 밝혔다.
KBO 산하 야구발전실행위원회의 박진영 건국대 의학전문 대학원 교수는 1년여에 걸쳐 이승준 부산대학교 의학전문 대학원 교수, 김용일 LG 트윈스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한국프로야구 9개 구단 중 8개 구단(두산 베어스 제외)의 2013년 신인지명투수 41명을 대상으로 입단 전 몸담았던 고교·대학 야구부에서 시행했던 투구 양상과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이번 조사는 국내 야구의 대형 신인투수 실종 추세에 대한 문제의식의 일환으로 실시되었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한 경기 평균 최다 투구수(127구)로 인해 부상 발생이 빈번하다. 미국 스포츠 의학원(America Sports Medicine Institutes)에서는 청소년 투수 보호를 위해 투구 수를 한 경기당 최대 106개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와 같이 국내 청소년 투수들은 무리하게 공을 던지고 있어 부상 발생이 계속되고 있다.
두 번째, 동계훈련 기간 동안 추운 날씨에 많은 투구수로 부상의 위험이 높았다. 동계 훈련 시 일일 평균 투구 수는 162.5개로 조사되었다. 추운 날씨에 무리하게 피칭한 적이 있는 선수 비율은 49%에 달해 절반 가까운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세 번째, 조사대상 중 절반 이상(27명·65.9%)이 통증을 참고 투구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네 번째, 2011년 최고 구속이 144.4km로 역대 최고 구속 145.6km에 비해 1.2km 감소되었다.
다섯 번째, 변화구를 습득하는 연령이 미국 스포츠 의학원에서 제공하는 권고치보다 다소 일렀다. 미국 스포츠 의학원은 뼈가 성숙되는 만 13세까지는 커브, 슬라이더와 같은 브레이킹 볼을 던지는 것을 피하고 직구 및 체인지업, 컨트롤 숙지에 중점을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투수들은 커브(12.3세)와 슬라이더(16.2세)를 다소 이른 시기에 습득하여 사용하고 있어 성장하는 신체에 무리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건강 상태는 조사 대상 41명 중 어깨 통증 혹은 수술병력이 있는 사람은 26명(63.4%), 팔꿈치 통증 혹은 수술 병력이 있는 사람은 31명(75.6%)이었다. 결국 41명의 신인 투수 중 공을 던질 때 통증이 없거나 수술 병력이 없는 선수는 5명, 그 중에서도 1명은 타격 시 통증이 있어 어깨와 팔꿈치가 건강한 신인 투수는 단 4명에 불과하였다.
본 설문 결과 아마추어 선수 시절부터 과도한 훈련으로 부상에 노출되어, 어깨와 팔꿈치에 심각한 상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아마추어 선수 보호가 시급한 실정이다.
개선방안으로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아마추어 선수보호를 위해 부상의 위험이 큰 동계훈련 기간, 특히 추운 날씨엔 투구수를 조절하여 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 스포츠 의학원 권고사항을 국내 실정에 맞춰 투구 수, 등판 횟수, 변화구 습득연령에 적절한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청소년 투수들의 내구성이 미국 청소년 투수들에 비해 월등하지 않다면 투구수, 등판 횟수, 변화구 습득연령 적절한 기준을 마련하여 아마추어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 본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2014년 1월에 발간 예정인 2013 야구발전보고서에서 참고할 수 있다.
[류현진의 한화 시절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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