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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귀포 강산 기자] "아주 좋아졌어. 내년 재미있겠는걸."
한화 이글스 좌완 송창현은 어둡기만 했던 올 시즌 팀에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온갖 비난 속에 전반기를 보낸 그는 후반기 들어 확실한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팀 내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음은 물론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준수한 선발요원으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송창현은 제주국제대를 졸업하고 올 시즌 입단한 신인. 롯데의 지명을 받은 그는 시즌 시작 전 '스나이퍼' 장성호와의 맞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제주국제대 시절부터 송창현을 직접 지켜본 김응용 감독의 선택도 한 몫 했다. 당시 한화는 류현진(LA 다저스)과 박찬호(은퇴) 송신영(넥센) 양훈(경찰청)의 이탈로 마운드에 어마어마한 구멍이 생긴 상황. 김주찬(KIA)과 홍성흔(두산)의 FA 이적으로 타선 공백이 생긴 롯데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뤄진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부터 제구 불안을 드러내며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팬들은 "왜 데려왔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5월 18일 두산전 선발 등판을 시작으로 꾸준히 1군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마침내 열매를 맺었다.
그의 올해 성적은 28경기 등판 2승 7패 평균자책점 3.88.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자리 잡지 못하던 그는 후반기 14경기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3.04(56⅓이닝 19자책)를 기록했다. 전반기 16경기(5.13)와 견줘 평균자책점을 2점 이상 끌어내렸다. 노력의 결과였다.
9월 이후 6경기에서는 4패만 당했으나 평균자책점은 1.89(38이닝 8자책)에 불과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 정도였지만 체인지업과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타자들을 잡아냈다. 올해 막판에는 타선 지원 부족으로 승리와 인연이 없었지만 FA로 영입한 정근우와 이용규가 합류하는 내년에는 더 많은 승수를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마무리훈련차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김응용 한화 감독은 17일 인터뷰에서 "송창현이 요즘 아주 좋다"며 "공이 살아서 들어가고 제구도 잘 된다. 자신감도 더 붙었다. 내년 시즌 재미있겠다"고 말했다. 시즌 중반에도 "아직 한창 좋았던 때의 모습은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지만 이번 마무리캠프에서는 이전의 폼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송창현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시즌 막판 상승세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더 노력해야 한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는 체력을 더 보강해서 풀타임 선발로 뛰어보고 싶다. 지금의 좋은 모습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윤규진, 안영명 등의 복귀로 투수진에 한층 여유가 생긴 건 사실이다. 하지만 퍼즐이 완전히 맞춰지지는 않았다. 송창현이 선발진 한 축으로 확실히 자리 잡아 준다면 그만큼 한화 전력에 플러스가 된다. 그의 눈은 벌써 2014년을 향해 있다.
[한화 이글스 송창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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