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차근차근 프로에 적응해 가고 있다.
이건욱(SK 와이번스)은 2013년부터 부활한 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에서 SK가 선택한 선수다. 인천 동산고 출신의 우완 투수인 이건욱은 지난 8월 SK와 계약금 2억원, 연봉 2400만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해 평균자책점 0.48을 기록,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 시즌이 시작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았지만 이건욱은 벌써부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이어 일본 가고시마에서 펼쳐지고 있는 마무리 캠프에도 참가하고 있기 때문. 구단 관계자는 "애리조나 교육리그와 마무리 훈련을 연이어 펼치고 있어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보다 훨씬 성숙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는 '고등학생'이지만 미국과 일본을 거치며 '프로의 맛'을 느끼고 있는 이건욱이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아마추어 야구와 프로야구의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는 "고등학교 때는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을 던지면서 구종이 다양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프로에 와보니 체인지업과 커브, 두 가지를 더 보유해야만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다른 분들께서 얘기하시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건욱은 "체인지업은 교육리그에서 가이 컨티 인스트럭터에게 배웠고 계속 이어서 조웅천 코치님께서 세밀히 지도해주시고 계신다. 또 커브는 '커브의 달인' 김원형 코치님이 많이 지도해 주신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배우고 있는 변화구를 빨리 마스터해서 실전에서 쓰고 싶다"고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만수 감독은 "지금 변화구 장착에 코치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건욱은 투구 매커니즘이 좋은 선수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음 시즌 주요투수진으로 성장하려면 이것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이건욱은 고등학교 2학년부터 청소년 대표로 선발될만큼 실력을 인정 받았다. 소속 학교는 물론이고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선수'였던 것. 때문에 실점이나 패전 등의 아픈 기억보다는 자신이 상대 타자를 누르고, 승리했던 좋은 기억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는 벌써부터 '프로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이건욱은 "솔직히 고등학교 때는 내가 던지면 수비 시간이 짧았다"고 웃은 뒤 "프로에 와서 다른팀과 가진 첫 번째 경기(14일 롯데와 연습경기)에서는 수비 시간이 너무 길더라. 마치 고교 1이닝이 아웃카운트 한 개인 것 같이 느껴졌다. 프로팀 타자들이라 확실히 다르더라. 많이 당황했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2학년 때부터 청소년 대표, 프로팀에게 1차 지명을 받은 이건욱이기에 자칫 자만할 수도 있고 건방질 수도 있지만 대답에서 보듯 그런 것과는 거리가 있다. 이는 목표 역시 마찬가지다.
이건욱은 "보통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온 뒤 부상을 당해서 재활군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작은 목표부터 잡고 가고 싶다. 첫 번째 목표는 부상을 당해서 재활군에 절대로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 다치고 몸 관리를 잘해서 계속 건강한 상태로 공을 던진다는 것이 목표이며 이것을 이루고 나면 다음 목표는 1군 첫 승이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스텝 바이 스텝' 마음가짐으로 한 단계씩 성장해 가겠다는 것.
이건욱은 연고지인 동산고 출신에 훨칠한 외모까지 갖추고 있어 SK 팬들이 갖는 기대감이 큰 선수다. 이건욱이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 그리고 내년 열리는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팬들의 기대에 걸맞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현재 마음가짐이라면 머지 않은 시간에 팬들의 기대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 듯 하다.
[SK 1차 지명 신인투수 이건욱.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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