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선수층, 다양한 옵션…신한은행의 新무기

[마이데일리 = 안산 김진성 기자] 신한은행이 완성형 팀으로 나아간다.

안산 신한은행의 전통적 컬러는 높이였다. 과거엔 ‘절대 높이’ 하은주에 강영숙, 정선민 등이 지켰던 골밑이 막강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지난 시즌 막판 KDB생명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곽주영과 조은주를 영입하면서 좀 더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졌다. 곽주영은 강영숙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조은주는 내, 외곽을 오가며 공격 가능하다. 수비에서도 상대 3~4번을 커버한다.

임달식 감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명으로 확대된 외국인선수 제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팀이 신한은행이다. 임 감독은 쉐키나 스트릭렌과 엘레나 비어드를 뽑았다. 스트릭렌 역시 내, 외곽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수비에선 상대 5번까지 커버할 수 있다. 비어드는 1~3번 소화 가능하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 지략가 임 감독이 구사할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났다. 상대 팀들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라인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18일 안산와동체육관. KDB생명과의 홈 게임을 앞둔 임달식 감독은 “전체적으로 빨라졌어”라고 했다. 하은주를 제외하곤 기동력 있는 멤버로 구성된 신한은행이다. 임 감독은 “최윤아, 김규희, 윤미지, 김단비 비어드에 곽주영과 스트릭렌도 발이 빠르다”라고 했다. 1차적으로 빠른 트렌지션으로 쉬운 득점 찬스를 만들 수 있다. 2차적으로는 스트릭렌, 조은주, 곽주영을 활용해 미스매치 유발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주전가드 최윤아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임 감독은 “1쿼터엔 기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면 많이 뛰어도 30분”이라고 했다. 무릎 통증이 있는 김단비는 결장했다. 그래도 큰 문제가 없었다. 워낙 선수층이 풍부하기에 표시가 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1쿼터에 윤미지 김규희 곽주영 조은주 비어드를 풀 가동했다. 2쿼터엔 윤미지, 조은주, 비어드를 빼고 스트릭렌, 김연주, 최윤아를 넣었다.

1쿼터 구성은 스몰라인업이었다. 곽주영과 조은주를 동시에 기용해 높이 약점을 커버했다. 신한은행은 스피드로 KDB생명을 압박했다. 하지만, KDB생명의 경기력이 지난 2경기와는 달랐다. 신정자와 한채진이 내, 외곽에서 중심을 잡았고 노현지가 터프한 수비력을 뽐냈다. 신정자가 골밑을 장악하면서 리드를 내줬다.

결국 임 감독은 2쿼터 들어 스트릭렌을 투입했다. 골밑에서 승부가 대등해졌다. 그러자 외곽에서 조은주의 활동반경이 넓어졌다. 김연주가 외곽에서 상대 수비를 달고 다닌 효과도 있었다. 곽주영도 궂은 일에 적극 가담했다. 임 감독의 기민한 대처가 통했다. 수비에서도 적절한 지역방어로 이경은이 투입된 KDB생명의 볼 흐름을 차단했다.

임 감독은 후반 들어 하은주와 스트릭렌을 동시에 기용했다. KDB생명이 티나를 빼고 켈리 케인을 하은주에게 붙였다. 결국 스트릭렌을 한채진이 맡았다. 미스매치. 하은주와 스트릭렌의 위력이 생각보단 크지 않았다. 아직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 그러나 이 라인업은 다른 팀엔 매우 치명적이다. 신한은행은 제공권에서 우위를 지키며 리드를 잡았다. KDB생명의 외곽 수비 로테이션이 느슨해진 틈을 타서 조은주, 김규희의 3점포가 연이어 터지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신한은행은 결국 4쿼터에도 KDB생명을 몰아치며 완승을 거뒀다. 임 감독은 “외국인선수들이 1라운드가 지나면 한국농구가 완벽하게 적응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기본적으로 임 감독의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설명. 최윤아와 김단비의 몸 상태가 더 좋아질 경우 더욱 다양한 옵션을 활용 가능하다. 임 감독은 “컨디션 안 좋은 선수를 2~30분 이상 기용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스트릭렌과 하은주의 콤비, 최윤아와 김단비가 이끄는 빠른 트렌지션 농구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그럴 경우 높이, 스피드에 조직력까지 강해질 수 있다. 완성형 팀이 되는 것이다. 성적은 2승1패. 순위는 3위. 신한은행이 결국 우리은행, KB와 함께 선두 다툼을 할 것 같다. 경기를 치를수록 신한은행이 막강해진다.

[신한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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