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서귀포 강산 기자]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기록을 내야 한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된 '날쌘돌이' 이용규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받은 만큼 보여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지난 17일 한화와 4년 총액 67억원에 FA 계약을 마친 이용규는 전날(18일) 마무리훈련이 진행 중인 제주도를 찾아 김응용 감독과 상견례를 가졌다. 하루 뒤인 19일 오전에는 서귀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FA 시장의 과열 양상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롯데 강민호(4년 75억), 한화 정근우(4년 70억)가 지난 2005년 심정수가 받았던 역대 FA 최고대우인 4년 60억원을 뛰어넘는 금액을 손에 넣었고, 이용규도 마찬가지였다. 원소속 구단 잔류를 택하지 않고 시장에 나온 선수 가운데 최소금액 계약자는 4년간 24억원을 받고 KIA 타이거즈행을 택한 이대형이었다.
이용규는 FA 시장 과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형 FA 선수들이 많이 나온 것도 하나의 이유다"고 운을 뗀 뒤 "큰 선수가 2~3명 정도도 아니고 너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예상보다 많이 받았다 하더라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논란은 자연스럽게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력으로 그만큼의 가치를 입증하면 된다는 게 이용규의 생각이다. 이용규와 함께 자리한 정근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울러 "후배 선수들이 더 많은 희망을 갖고 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좋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 입장에서는 좋다 나쁘다 기준점을 두고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잘해야 이 시장이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최근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이 거액을 손에 쥔다면 후배 선수들에게도 플러스가 될 거라는 얘기다. 실제로 올 시즌 정근우의 70억 계약으로 내년 시즌 FA 자격을 얻을 게 유력한 최정(SK)의 예상 몸값도 100억(4년 기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면서도 책임감을 강조한 이용규다. 그는 "야구장에서 조금 힘들겠지만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기록을 내야 한다. 계약 기간인 4년 동안 (정)근우 형과 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논란은 그냥 들어갈 것 같다"고 자신했다.
2004년 LG에서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이용규는 2005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했고, 프로 10시즌 통산 1040경기에 나서 타율 2할 9푼 5리 16홈런 300타점 245도루를 기록했다. 2006년에는 최다안타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정확한 타격 능력까지 갖췄다. 지난해에는 44도루를 기록하며 생애 첫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용규(오른쪽)와 정근우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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