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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극본 김은숙 연출 강신효)의 악녀 유라헬, 김지원의 아픔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극중 유라헬은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피 한방울 없을 것 같은 차가운 얼굴과 말투, 18살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도도함이 그녀를 악녀로 비치게 했다. 차은상(박신혜)과의 달갑지 않았던 첫만남을 비롯 약혼자 김탄(이민호)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신경전까지 유라헬은 대부분 악행을 벌이는 악녀로 그려졌다.
앞서 유라헬의 악행은 여러 번 행해졌다. 차은상에게 가시 박힌 독설을 퍼붓는 것은 물론 차은상을 난처한 상황 속에 몰아 넣었다. 차은상 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차가운 유라헬이긴 하지만 정략 결혼이라고 해도 자신의 마음까지 빼앗은 김탄이 대놓고 사랑을 퍼붓는 차은상을 향한 마음은 고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유라헬의 아픔은 다소 부각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 안그래도 사랑이 힘겨운 차은상이 그녀에게 매번 당하니, 유라헬은 항상 악녀였다. 유라헬과 차은상의 가정 환경, 경제적 위치 등이 유라헬을 더욱 악녀로 비치게 했다. 콧대 높은 그녀이기에 상처는 없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차은상을 향한 김탄의 마음이 깊어질수록 유라헬은 초라해져 갔다. 오로지 어른들이 결정한 약혼만이 유라헬의 무기였다. 유라헬 스스로가 아닌 부모를 통해 얻게된 사회적 위치가 그녀가 가진 무기의 전부였다.
이 과정에서도 유라헬은 상처를 입었지만 애써 냉철한 척을 해왔다. 상속자로 태어난 이상, 유라헬은 그 어떤 인물보다도 그 왕관의 무게를 잘 견디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복잡한 관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도 유라헬이었고 마치 어른인 듯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것도 능한 그녀였다.
하지만 그렇게 고고하던 유라헬은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김탄과의 약혼이 취소되면서 솔직한 감정이 폭발했다. 애써 외면했던 어른들의 권력 놀음, 그 안에 자신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는 힘들어 하고 있었음을 눈물로 호소했다.
유라헬은 27일 방송된 '상속자들' 15회에서 엄마 이에스더(윤손하)가 자신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마음대로 김탄과의 파혼을 결정하자 눈물을 터뜨렸다.
유라헬은 "내가 기다려 보랬잖아. 엄마는 결혼이고 재혼이고 엄마 마음대로 잘만 하면서 시킬 땐 언제고 남의 약혼을 왜 마음대로 깨냐고"라며 이혼한 엄마의 사생활까지 들먹이며 독설을 했다.
이에 이에스더가 김탄이 서자인 것을 지적하자 유라헬은 "제국그룹이라고 좋아할 땐 언제고. 난 적어도 탄이 좋아했단 말이야"라고 고백했다.
이어 "내 인생에 관여하지마. 나 가지고 장사할 생각도 하지 말고. 나 이번 시즌 신상품 아니야"라고 서글프게 말한 뒤 자리를 떠나는 유라헬에게서 그간 꽁꽁 숨겨왔을 진심이 결국 터졌음을 짐작케 했다.
숨겨왔던 진심이 터지자 시청자들 역시 악녀 유라헬의 아픔을 보기 시작했다. 이유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 아닌, 아픔이 있고 이로 인해 악행을 행한 악녀였기에 그의 눈물은 더욱 진실로 다가왔다.
또 이는 곧 유라헬 역 김지원의 연기 성장을 증명했다. 차갑기만 한 악녀가 아닌 내면의 아픔도 표현할 수 있는 김지원의 눈물 연기가 시청자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 16회는 오는 28일 밤 10시 방송된다.
['상속자들' 유라헬 역 김지원. 사진 = SBS '상속자들'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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