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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조광수 감독이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상영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불쾌감을 토로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모포비아 기독교 신자들, 도대체 왜 이러나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11월 28일(오늘) 감리교신학대학에서 '로빈슨주교의 두 가지 사랑' 상영이 있는데, 호모포비아 기독교 신자들이 상영을 못하게 하려고 감신대 안에 상영 안내 포스터를 떼버리는 것도 모자라 상영이 취소되었다는 거짓 게시물을 부착하고 있다네요. 그것도 상영을 주최한 분들의 명의까지 도용했다는군요"라고 밝혔다.
이어 "동성애에 대해 혐오하면 거짓 증언하지 말라는 10계명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요? 제발 이러지 좀 마세요.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죠. 남의 명의를 도용해서 거짓 게시물까지 부착하는 건 아니잖아요. 뭐가 그렇게 두려운가요? 뭐가 두려운지는 모르겠지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남의 행사를 못하게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할 행사를 만들어서 하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행인 것은 상영을 추진한 학생들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상영은 꼭 하겠다고 연락을 해 왔다는 거예요. 감신대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해야겠어요.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나와 다른 생각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잖아요"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조광수 감독은 감신대 학생이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감신대 학생은 "아홉시쯤 학교에 붙인 홍보물들이 다 떨어지고 제 이름으로 영화상영 취소됐다는 게시물이 붙었었어요. 그나마 다행인건 우연히 현장을 잡아서 바로 취소 게시물 떼고 일단 돌려보냈는데요. 페이스북으로 도는 걸 보니 서울여대 행사 취소시킬 때랑 비슷한 모습이 좀 있네요"라고 전했다.
그는 "물론 저희는 그래도 상영회 진행할 텐데, 과한 걱정일수도 있지만 혹시 내일 오실 때 그런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거나 하지 않을까 우려가 좀 되네요"라며 "상영은 무조건 진행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김조광수 감독은 서울여대 학생누리관에서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을 관람한 학생들과 '다양성'에 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지만 이 행사가 갑작스레 취소되자 강경 대응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김조광수 감독은 지난 24일 트위터에 "28일에 열릴 예정이던 서울여대 강연은 학교 측이 일부 기독교 신자들의 압력에 굴복해 학생들에게 취소할 것을 종용했습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공문을 통해 공식적인 항의를 할 생각이고 인권위 진정 등도 할 계획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거짓 상영 취소가 공지된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은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주교가 된 진 로빈슨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조광수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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