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0-20으로 깨졌었지.”
2013 한일프로야구 레전드 슈퍼게임이 열린 30일 인천 문학구장. 한국 레전드는 선동열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다. 하지만, 선 감독보다 더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이번 대회 대회장을 맡은 백인천 전 삼성, LG 감독이었다. 백인천 대회장은 경기 전 한국 덕아웃에 앉아 기자들에게 일본야구와의 추억담을 떠올렸다.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한 생산적인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백 대회장은 1962년부터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다. 니혼햄, 세이부, 지바롯데, 긴데쓰애서 선수생활을 했다. 한국에 돌아와선 MBC 청룡 시절 플레잉 감독을 하기도 했다. 1982년이었는데, 당시 타율 0.412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국내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4할 타율 대기록이다.
백 대회장은 “60년대엔 한국이 일본에 0-20으로 깨졌던 시절이다. 상대가 안 됐다. 일본에서 20년을 뛰었는데 느낀 점이 많았다. 한국에선 경기 내내 공 1개로 경기를 하는데 일본엔 연습구가 많더라. 그라운드에 공이 떨어져있자 나가서 주웠는데, 주위에서 공을 소중히 다룰 줄 안다면서 칭찬을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백 대회장은 그렇게 20년간 일본야구를 경험했다.
백 대회장은 “당시 일본은 메이저리그만 보고 달렸던 시절이다. 한국은 일본야구를 바라보면서 뒤늦게 프로를 출범시켰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백 회장은 “지금은 메이저리그와 일본야구의 수준이 비슷하다. 우리도 많이 발전했다. 이제 한국과 일본야구가 서로 미국을 바라보면서 함께 나아가고 있다”라고 했다.
백 대회장은 “일본엔 일찌감치 은퇴선수회가 만들어져 있었다. 이번 대회 때도 미리 손발을 맞추고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조직화가 잘 됐다”라고 했다. 그에 비해 한국 은퇴선수회는 아직 체계가 일본만큼 단단하지도 않고 역사도 짧다. 백 대회장은 “우리도 은퇴선수들이 더 잘 뭉쳐서 이런 뜻깊은 경기를 계속 개최했으면 한다”라고 했다.
백 대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이제는 동반자 입장에서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백 대회장은 “지금 일본야구는 메이저리그와 동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우리도 많이 발전했다”라면서 “한국과 일본이 서로 협조를 해서 좋은 기술을 주고 받아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프로로서 마인드 컨트롤을 더 잘했으면 좋겠다. 야구에 미쳐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 회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일본 레전드들이 젊은 선수로 구성됐다면서도 몇몇 선수들의 현역 시절 활약은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다. 일본 레전드 감독인 사사키를 두고서도 “현역 시절 정말 대단한 투수였다”라며 추억했다. 그 추억들을 오랜만에 하나 둘 꺼내는 백 대회장의 모습은 더 없이 편안해 보였다.
[백인천 대회장. 사진 = 문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