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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극본 김은숙 연출 강신효)의 인기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16회까지 진행된 현재 박신혜, 이민호, 김우빈을 비롯 전출연진 모두가 인기를 얻으며 호평을 얻고 있다. 가히 '상속자들' 신드롬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달 14일 KBS 2TV '비밀'이 종영된 뒤에는 시청률까지 치솟았다. 이에 동시간대 수목극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폭주기관차라 해도 무방할 만큼의 이야기 전개가 시청자들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주요 배우들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갈등이 폭발하면서 그 관심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상속자들'의 신드롬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부유층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시청자들의 호불호는 확실히 갈리고 있다. 치명적이지만 씁쓸하기도 하다. 또 배우들의 비주얼은 화려함 그 자체지만 드라마 외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너무도 티 나는 셈이 보이기도 한다.
▲ 청신호, 한 회 한 회 꽉 채우는 비주얼 폭발 격정 로맨스
'상속자들'은 김은숙이라는 스타 작가의 작품인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작품. 방송 전 김은숙 작가가 18세,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의 기대는 폭발했다. 그것도 상속자들이 모인 부유층 학교 제국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신선한 소재는 기대감을 높였다.
뚜껑이 열리고, 우선 '상속자들'의 비주얼이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미국 LA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극 초반 김탄(이민호)은 반짝이는 태양 아래 윈드 서핑을 즐겼다. 우연히 차은상(박신혜)을 만난 뒤 두 사람이 보여준 케미스트리 역시 기대 이상이었고 호화로운 김탄의 저택은 '상속자들'의 스케일을 가늠케 했다.
이후 제국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자 흥미는 더해졌다. 김탄과 최영도(김우빈)의 갈등이 그려지고 차은상과의 삼각관계가 펼쳐지는 것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상속자들이 느끼는 왕관의 무게가 다양한 각도로 표현되면서 김은숙 작가가 그리는 이야기는 더 풍부해졌다. 결국엔 아직 고등학생인 이들의 아픔이 사랑, 가족 관계, 입시 압박 등으로 그려져 공감대를 높였다.
앞서 시선을 사로잡은 비주얼과 젊은 배우들의 역량 역시 '상속자들'의 청신호를 켰다. 누구 하나 버릴 인물이 없을 정도로 존재감은 상당하다. 이들의 갈수록 농익는 연기력을 보는 재미도 크다. 학생들 이야기 뿐만이 아니다. 이들이 커서 될지도 모를 어른들의 복잡하고도 슬픈 이야기는 '상속자들'의 한 회 한 회를 꽉 채운다.
방송 전 격정적, 섹시함을 강조했던 것처럼 이들의 러브라인은 격정적인 섹시함 그 자체이기도 하다.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는 이들의 로맨스는 18세임을 잊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 적신호, 한 회 한 회 꼭 티나는 그들의 허상
그러나 '상속자들'을 보는 시청자들을 마냥 두근거리지만은 않게 하는 순간이 있다. 가슴 부여 잡고 보는 시청자들의 산통을 깨는 도 넘은 판타지, 그 안에서 결국엔 드라마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제일 현실적인 부분 PPL을 눈치채게 되는 순간이다.
18세 상속자들의 이야기라는 것은 신선한 소재로 관심을 얻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판타지임을 확인시킨다. 18세들이라고 하기엔 공감이 가지 않는 그들의 로맨스는 굳이 고등학생을 주인공을 했어야 했나 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18세라고 하기엔 로맨스의 깊이와 진도가 너무 과한 것이 사실이다.
재결합 파티를 호화롭게 열고 실수라고는 하지만 그 와중에 술을 마시고, 친구에게 도 넘은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설령 현재 일부 고등학생들이 그렇게 도 넘은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상파에서는 어찌 됐든 가려서 그려야만 할 이야기들을 너무도 대놓고, 그것도 아름답게 그린 것은 판타지이니 그냥 넘어가라는 식의 안일한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극중 상속자들의 이야기 역시 마냥 재미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상속자가 아닌 다수의 시청자들은 그들이 견뎌야할 왕관의 무게를 공감할 수 없다. 사랑, 가족 관계, 입시 등의 아픔은 충분히 대중의 공감을 형성하지만 그 스케일이 또 달라 어느 순간 공감을 잃는다. 정략 결혼, 사랑이 아닌 실리를 추구해 만들어진 복잡한 가족 관계와 그 안의 갈등, 부정 입학까지 그려지는 입시 등은 일반 시청자들이 공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과도한 PPL 역시 시청자들의 매서운 눈을 피하기 어렵다. 드라마와 PPL의 공생관계를 시청자들이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같은 PPL이 자연스럽게 그려져야 시청자들도 이를 이해해준다. 김은숙 작가의 특기가 티 나지 않는 PPL이라지만 가끔 너무도 뻔뻔하고 노골적인 PPL은 이야기에 몰입한 시청자들의 산통을 제대로 깬다.
현재 '상속자들'은 시청자들과의 밀당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 점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빤히 보이는 속셈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한 회 한 회 치명적인 비주얼과 특유의 대사, 이야기 전개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더하고 있는 '상속자들', 허나 똑똑한 시청자들은 이와 동시에 '상속자들'의 허상도 깨닫고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종영까지 4회가 남은 현재 '상속자들'의 치명적이면서도 티 나지 않는 똑똑한 연출을 기대해본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SBS '상속자들'. 사진 = SBS '상속자들'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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