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말' 한혜진·김지수, 같은 불륜도 대처하기 나름

[마이데일리 = 남태경 기자] 같은 불륜도 사람마다 대처 방법은 각기 다르다. '따뜻한 말 한마디'의 나은진(한혜진)과 송미경(김지수)이 첫 회부터 이를 극명하게 대비시켜 보여줬다.

2일 밤 첫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에서 나은진은 남편이 과거에 저지른 불륜에, 송미경은 현재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남편에 대처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남편 김성수(이상우), 딸 김윤정(이채미)과 함께 차를 타고 시아버지 상을 치르러 가던 은진은 딸이 보는 앞에서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은진은 성수에게 "이혼해. 사실 우리 정서적으로는 끝났잖아"라고 말했고, 갑작스러운 이혼 요구에 성수는 "지금 아버지 잃고 신경 날카로워진 사람한테 할 소리야? 마누라라는게 이럴 때 따뜻한 말 한마디는 못 해줄 망정 그런 소리를 해?"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성수는 "그때 그 일 때문에 그러지? 아주 큰 약점 잡았다 그래. 이럴 거면 그때 그냥 내버려 두지"라고 소리치며 흥분하다 집중력을 잃고 교통 사고를 냈다.

여기서 성수가 말한 '그때 그 일'이란 그가 5년 전 은진 몰래 회사 후배와 바람을 폈던 때를 뜻하는 것. 당시 은진은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회사 후배를 한 카페로 불러내 그의 머리채를 잡으며 카페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이어 은진은 자신과 불륜녀 앞에 등장한 성수에게 "헌신했어. 사랑했어 당신만. 그런데 산후 우울증으로 단 1년 소홀했다고 그걸 못 견디니? 니 사랑은 이것 밖에 안 돼? 니 사랑은 왜이렇게 나약하니"라고 울부짖었다.

5년 전 은진이 남편의 외도에 광분했었다면, 미경은 똑같은 불륜이지만 전혀 다른 태도로 대처했다. 미경의 남편 유재학(지진희)은 자신을 인터뷰하러 온 기자 은진과 독특한 첫 만남을 계기로 사랑에 빠지게 됐다.

재학의 외도 사실을 알게된 미경은 은진처럼 모든 것을 한꺼번에 터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가정에 더욱 충실하려 애썼다. 그는 격무에 지친 남편을 위해 직접 회사로 도시락을 갖다주는가 하면 무뚝뚝한 남편에게도, 유학가 멀리 떨어져 지내는 아들에게도 "사랑해"라는 애정 표현을 스스럼 없이 하는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까탈스럽게 구는 시어머니의 비위도 늘 웃으며 맞춰주는 일등 며느리로 생활했다.

하지만 미경은 은진보다 더 치밀한 방법으로 남편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는 은진이 친구들과 함께 다니고 있는 쿠킹 클래스의 회원으로 들어가 은진에 대한 모든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또 그는 사람을 시켜 남편과 은진이 함께 있는 모든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에서 화목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미경이었지만, 그는 밤이 되면 아무도 없는 방 안에 홀로 앉아 재학과 은진이 함께 찍힌 사진들을 보며 하루 내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이중 생활을 하고 있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 첫 회에서 나은진은 남편의 불륜에 치를 떨며 분노했지만 결국 5년 째 같이 살고 있는 모습을, 송미경은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지만 뒤에서 모든 현장을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보이며 두 사람은 불륜에 대처하는 상반된 자세를 취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의 한혜진-김지수. 사진출처 = SBS 방송화면 캡처]

남태경 기자 tknam110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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